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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예멘 북부 사다에서 피랍돼 15일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엄영선(34·여) 씨의 포털사이트 네이버 블로그가 인터넷 각종 게시판에 소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예멘 사다에서 국제 의료자원봉사단체 '월드와이드 서비스' 단원으로 활동하던 엄 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예멘 생활을 알렸다.
지난 1월 23일자로 기록된 영문편지에서 그는 "귀여운 아이를 즐겁게 가르치고 있고 한 집에 살고 있는 네덜란드 동료와도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또 그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대해 "우리 팀은 한국과 네덜란드, 독일 사람으로 구성돼있고 아주 끈끈하다"며 "지난 12월 팀원들이 깜짝 생일 파티와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줘 나를 무척 사랑해준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멘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아랍어를 배우고 있다"며 "8월 말까지 귀국했다가 올해 말쯤 터키로 갈 계획"이라고 상세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엄씨는 "한 달에 1~2건씩 외국인 납치 사건이 일어난다. 사다에서 예멘의 수도 사나로 이동할 때는 하나님의 보호를 청해야 한다"고 예멘의 치안에 대해 불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엄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I am a PILGRIM, a traveling soul!'(나는 순례자, 돌아다니는 영혼!)이라고 이름을 붙여 그녀가 왜 '월드와이드 서비스' 단원으로 활동했는지 짐작케 한다.
한편, 네티즌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엄씨의 블로그 주소와 사진을 올리며 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