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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 가운데서 우리나라 경기 회복속도가 가장 빠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상무)은 금융 기관의 건전성과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경기 회복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윤 센터장은 최악의 국면은 지나갔지만 경제 회복의 속도는 상당히 느릴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박스권에 있는 주식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는 “3월부터 5월 중순까지 두 달 반 만에 종합지수가 45% 급등한데 따라 증시는 두 달 간 옆걸음질 하는 기간 조정을 거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조정은 주가가 급등한데 따른 물량 소화 측면에서 자연스럽다"며 "이렇게 조정국면을 거친 후 주가는 하반기에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윤 상무는 ‘경제 위기가 극복됐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최악의 국면은 지나갔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해외 경제기관에서 우리의 경기 회복세가 가장 빠를 것이라고 전망한 이유는 “첫째,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미국발 서브
프라임 모기지와 파생상품 손실에 거의 노출이 안 돼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 때문에 회복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둘째로 그는 “우리나라는 IMF의 혹독한 구조조정 경험을 통해 외환보유고가 2천억 달러를 넘기며 외환시장이 안정됐다"고 전했다.
셋째, "경제 및 기업의 체질이 많이 개선됐는데 국내기업들은 효율적인 비용절감능력과 뛰어난 제품품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기업은 이미 해외시장에서 세계 수위를 다투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경제는 하반기에 완만한 회복이 예상되는 반면 미국과 유럽 회복속도는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의 경우는 중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보다 빠른 경기 회복이 예상된다.
윤 센터장은 올해 상반기에 세계경제가 극심한 침체를 겪었으나 하반기에는 완만한 회복이 예상된다며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정책을 칭찬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세계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낮은 수준에 유지하며 통화를 풀어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각국의 정부가 세금을 인하하고 재정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경기부양 효과는 하반기에는 가시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경우 금융위기 영향권의 중심에 놓여 있어 경기 회복이 느릴 것으로 예측했다.
윤 센터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는 금융위기의 영향을 덜 받으며 선진국 보다 더 빠른 경기 회복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상반기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 하반기에는 소폭 감소하는데 그쳐 09년 연간으로 -2.4%, 2010년에는 3.6% 정도의 상승세를 점쳤다.
최근에 인플레 발생 가능성과 금리인상을 통한 출구전략의 필요성에 대한 얘기가 분분하다. 올해 상반기에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경기 회복 기대와 달러약세로 인해 급등한데 따라 기대인플레가 형성된 것이 주요 이유이다.
윤 센터장은 “그러나 금리인상을 통한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현재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 경제성장률에 못 미쳐 잉여생산이 발생해 수요 측면의 인플레 압력은 낮다는 것.
그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6월에 전년대비 2% 상승하는데 그쳐 4개월 연속 둔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국 소비자물가는 5월에 1.3% 감소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중”이라고 소개했다.
윤 센터장은 “만약 중앙은행들이 단기금리를 조기에 인상할 경우 회복국면 초기에 진입한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았다 .
박스권에 있는 주식시장에 대해선 기간 조정을 거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센터장은 “3월부터 5월중순까지 종합주가지수는 두달반 만에 45%나 급등했다”며 “두달간 옆으로 횡보하는 기간 조정을 거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횡보는 물량 소화 측면의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보인다며 이번 조정국면을 거친 뒤에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센터장은 "내수경기가 이제까지의 급락세를 접고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지속적인 경기회복세는 하반기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은 1~5월에 24% 감소했으나 6월에는 -11%로 감소폭이 둔화됐고 5월 소비재판매도 1.7%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루 수출금액은 1월 9.8억불에서 6월에는 14억불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경기 회복을 반영해 우리나라 기업수익도 개선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의 주당순이익은 09년에 17.9%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 IT업종 눈에띄네
유망업종으로는 IT업종의 수익성 개선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윤 센터장은 “우리나라 반도체, LCD업체들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1, 2등을 다투는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유럽의 경쟁 IT업체들이 선진국의 금융위기로 인해 고전을 하며 오히려 우리나라 IT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한 단계 약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에널리스트의 기존 예상치인 1.7조원을 훨씬 상회한 2.2~2.6조원에 달하고 3분기에는 3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윤 센터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IT업체들이 높은 제품 품질과 효율적인 원가구조로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향후 꾸준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고수가 들려주는 투자 철학 '삼(三)요소'
주식 투자의 철학과 조언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는 요청에 세가지 노하우(know-how)을 소개했다.
먼저 주식투자를 할 때는 여유자금으로 하는 게 좋다고 소개했다. 그는 "주식투자는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손실도 입을 수 있어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둘째, 투자를 할 때 스스로 단기투자가인지 장기투자가인지 구분해서 그에 맞는 투자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장기투자가의 경우 기업펀더멘털에 더 주목하고 단기적인 변동성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수익이 날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셋째, 주식투자는 주로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권했다.
주식투자는 주가가 기업가치 보다 저평가 돼 있으면 매수하고 고평가 돼 있으면 매도하는 전략을 펼쳐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치 분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
■윤세욱((尹世郁) 리서치 센터장은? ○미국 Georgetown 대학 국제정치학 ○프랑스 파리 남부 11 법대 석사 ○프랑스 INSEAD MBA ○중앙대 박사 ○KGI증권 리서치센터장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