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삼성·LG전자 `글로벌 불황' 이겨냈다>

한국의 IT(정보기술) 산업은 역시 강했다.

흑자로 돌아선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2분기 실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지만, IT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2분기 잇따라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하며 글로벌 강자로서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이미 올 2분기에 국내외 시장을 합친 연결기준으로 매출 31조~33조원, 영업이익 2조2천~2조6천억원의 실적을 올렸다는 전망치를 이달 초 공개했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2분기의 연결기준 매출(29조1천억원)과 영업이익(2조4천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실적이 애초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은 1분기에 9천800억 원의 적자를 냈던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부문이 흑자로 돌아서고, TV와 휴대전화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의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대형 LCD의 월 매출에서 15억 달러 선을 회복했고, 반도체 설비 가동률에서도 대만 경쟁업체들을 크게 따돌리는 등 글로벌 시장을 덮친 불황의 늪에서 재빠르게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 LCD 등 장비 분야에서 최근 몇 년간 과감한 투자를 하면서 미세 공정, 원가경쟁력을 높인 결과가 불황에서 더욱 빛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2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한 LG전자도 휴대전화 점유율에서 마의 벽인 10%를 돌파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강자임을 재확인했다.

또 TV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최고 수준이었던 작년 3분기(0.8%)의 6배 이상을 웃도는 5.0%를 기록했다.

LG전자는 특히 LCD TV 부문에서 올 2분기 판매량 기준으로 처음으로 소니를 앞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수익성 낮은 '백색가전'이었던 TV를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가전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두 회사의 2분기 실적 발표 후 3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지만 대체로는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의견 쪽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LCD의 공급 부족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TV 시장 점유율에서도 두 회사가 글로벌 10위권에 들어 있는 일본.중국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부문에서도 노키아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고전하는 사이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 두 회사의 공격적인 판촉전략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세계 1위 휴대전화 업체인 노키아는 이달 17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25%, 순이익은 66% 줄었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을 거치면서 제품 경쟁력과 마케팅 전략에서 경쟁업체 간 체력 차이를 드러낸 결과로 보인다"며 "3분기는 계절적인 특성 등 변수가 있지만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