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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이제 다시 시작이다

지난 13일 체어맨W이 평택시 쌍용차 조립4라인에서 완성차의 모습을 드러냈다. 77일에 걸친 노조의 파업이 끝난 지 일주일만인 84일만에 쌍용차 생산이 이뤄진 것이다.

이에 박영태 공동관리인은 감격한 듯 체어맨W에 입을 맞추는 등 임직원의 표정은 신차 출고식보다 더 상기돼 있었다. 이날 체어맨과 액티언 등 6개 차종 74대의 완성차가 생산됐다. 쌍용차는 이 달 말까지 2600여대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9∼12월에는 생산성을 높여 매달 4000∼4500대 생산량을 유지해 자생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이 관리인은 이날 “과거에 집착해 좌절하거나 패배감에 사로잡히지 맙시다”며 “노사가 힘을 합쳐 이번 위기만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반드시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고 임직원들에게 용기를 북돋았다. 지난 수개월에 걸쳐 자금난과 파산위기, 파업 등으로 상처가 아직 아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쌍용차의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한마디가 아닌가 싶다.

비록 쌍용차가 주인을 잃고, 노사가 갈 때까지 가서 서로간에 상처를 입고, 여러 가지 자구력을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순손실이 4428억 원을 기록하는 결과를 낳았지만, 이 관리인의 한마디와 임직원들의 재기 의지가 쌍용차를 살려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현재 평택공장에는 의욕과 활기가 넘치고 있다. 모든 임직원들이 아픔을 뒤로하고 회사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쌍용차를 사랑하는 아내들의 모임’에서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홍보 활동을 적극 펼쳐 쌍용차 되살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을 주고 있다.

또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구조조정 자금 1300억 원을 지원받게 되면서 정상화 발판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측은 현재 대리점은 2개밖에 줄지 않아 판매망이 여전히 건재하고, 떠났던 영업사원도 복귀해 1200명 이상의 인력이 있어 영업 활성화를 통한 최대 생산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만간 기존 고객 대상으로 대대적인 차량 정비•점검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전후 상황에서도 자동차 판매 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신차 발표다. 쌍용차는 현재 C200을 개발 중으로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필요한 자금은 1500억 원 내외로 예상되는 가운데 쌍용차는 자산 매각과 리스 바이백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해 신차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인수기업을 물색해 쌍용차를 살리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로 해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준 측면도 쌍용차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쌍용차 노사가 한마음으로 일시적인 고통분담에 적극 동참하는 자세를 보일 때 회사는 살아나고, 국민들에게 사랑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게 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