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한국이 유치한 이후 국제사회의 태도가 달라졌음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중인 윤 장관은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도 이와같이 언급했다.
윤 장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근대사에서 처음으로 확장적 거시정책을 위한 국제적 공조를 완벽하게 이뤄낸 비결'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았고, 'IMF 총재나 WB 총재는 한국이 잘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즐거워할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산업화를 성공한 다음에 선진화로 가려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역할과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과 결의를 다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총회 주체국인 터키에 대해서는 "6.25때 미국 다음으로 많은 부대를 한국에 지원했고 무역거래에서도 공조를 했는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섭섭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터키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관한 것은 "터키가 잠재력은 굉장하지만 현재 공산품 경쟁력이 한국보다 낮고 농산물 중에서도 우리를 위협할 부분이 많지 않다"며 "오히려 터키가 별로 이득이 없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IMF내 과잉대표국의 쿼터 최소 5%를 과소대표국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인도나 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는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이전하자고 주장한 반면 유럽은 저개발국 원조나 IMF 재원 기여도에 따라 이전하자고 요구했다"며 "이번 회의기간 논쟁이 지속되면서 격렬하게 대립했다"며 총회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미국은 유럽연합(EU)를 견제하기 위해 쿼터를 유럽 이외 지역에 주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 같은데 우리도 동감하는 입장"이라며 "IMF 쿼터를 개혁하면 우리나라는 가장 덕을 보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IMF 대표단을 뽑을 때 투명하게 진행하고 국적에 관계없이 선출해야 한다는 점을 이번 회의에서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경제가 미국 단일 패권체제에서 다극체제로 전환되고 있다고 거론한 뒤 "이제 경제권력이 아시아로 옮겨오는데 우리는 이런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다"며 "여기에서 살아남으려면 한반도 전체를 경제특구처럼 운영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라고 비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