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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값 올라도 ‘보유액 늘릴 이유 없어’

달러 약세로 인해 금 가격이 온스당 1,050 달러에 육박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5일 백재현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9월말 기준 한은의 금 보유규모는 8000만 달러(14.3톤)로 전체 외환보유액 2,542억5000만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3%라고 밝혔다.

이는 선진국의 금 보유 비중이 외환보유액의 20%인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또 중국, 인도, 대만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금 보유 비중인 2~5%에도 한참 못미치는 규모이다.

일각에서는 금 보유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신중한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 구성요소 중 하나인 금 보유액에 대해 "현재 금가격이 사상 최고수준임을 고려해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금 이자수입은 최근 2년간 평균 0.53% 수준으로 매우 낮다"며 "각국의 중앙은행의 금보유량은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매월 공개되므로 국제금가동향 등에 따른 매매거래시 불필요한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요인으로 유럽지역 중앙은행들은 금보유량을 계속 줄이고 있다"며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아시아 중앙은행들도 2002년 이후 금보유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현재 보유 중인 금을 대여해 다시 금으로 이자를 붙여 돌려받고 있을 뿐 별도로 금을 매입하지는 않고 있다. 유가증권이나 예치금 등과 달리, 금은 이자가 전혀 붙지 않고 시세 변동이 심할 경우 원금 손실이 일어날 수도 있고 또 긴급 유동성 위기시에도 달러화 교환이 어려운 것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 질서에 큰 변화가 생겨 금이 국제결제수단으로 인정되면 모르지만 현재로서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최근 달러의 기축통화 논란이 주로 브릭스 국가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미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 국제결제 및 투자 통화로서 미 달러화의 우월적 지위, 미국의 정치·군사적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가까운 장래에 미 달러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상실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인 짐 로저스는 향후 10년 안에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로저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가치가 하락하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대안 투자처로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