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성급한 출구전략의 실시가 경기회복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13일 'APEC CEO Summit' 기조연설에서 "출구전략의 실시에도 긴밀한 국제공조가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출구전략이란 경기침체 때 썼던 각종 비상정책을 거두고 경제정책의 기조를 원상복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당면한 세계경제의 위기극복뿐 아니라 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하고 균형된 성장을 위해 G20을 통한 긴밀한 국제공조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출구전략에 대한 국제공조도 언급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출구전략의 실시 시기는 개별국가의 사정에 따라 선택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출구전략의 실시 시기 선택과 관련해 조급하게 출구전략을 실시함에 따른 소위 더블딥 리세션의 역사적 사례를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출구전략의 실시는 사전에 합의된 일반원칙에 기초한 국제공조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점도 지적하고자 한다"며 "지난주 영국에서 개최됐던 G20재무장관회의에서 이러한 일반원칙이 채택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과거 위기극복 사례를 들며 경제 회복 과정에서 긴장이 풀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이 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필요한 개혁과 구조조정에 대한 긴장 이완(complacency)"이라며 "각국 정부 차원에서 긴장이완이 없어야할 뿐 아니라 개별금융기관과 기업차원에서도 위기 이후에 더욱 치열해질 시장을 내다보며 더욱 철저한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막 시작된 세계경제의 회복세는 주로 국제공조에 따른 각국 정부차원의 수요 증진에 기인한 것으로 민간소비와 민간기업 투자로의 확산은 아직 미흡하다"며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소득창출로 민간소비가 늘어나고 내수기반이 확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이스타나 대통령궁에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만나 '그랜드 바겐' 구상이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사진=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