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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멕시코 월드컵 준결승전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가 '신의 손' 결승골을 터뜨려 월드컵 우승의 일조했다. 그러나 당시 마라도나의 핸드볼 파울 논란으로 세계 축구계가 시끌벅적했다.
23년 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플레이오프에서도 '신의 손' 논란이 일어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프랑스의 간판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다.
앙리는 19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생드니서에서 열린 아일랜드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손에 스치는 어시스트로 팀 동료 갈라스가 골을 넣도록 도왔다.
지난 1차전에서 아일랜드에게 1-0로 승리를 거둔 프랑스는 이날 2차전 전·후반 90분에 0-1로 패해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이후 연장전에서 갈라스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1-1 무승부(1·2차전 합계 2-1)를 거둬 본선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앙리의 '신의 손' 논란은 끝이지 않고 있다. 갈라스의 패스 이전에 앙리가 손으로 공을 막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의 결승골이 터진 이후 아일랜드 선수들은 마틴 한손 주심에게 항의 했지만 노골이 선언되지 않았다.
아일랜드 공격수 로비 킨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랑스러운 경기를 펼쳤지만 이렇게 물러나야 하는게 너무 아쉽다"며 "기분이 역겹다. 당시 골 장면은 명백한 핸드볼 반칙이었다"라고 격분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결승골을 터뜨린 갈라스는 "너무 빠른 시간에 일어났다. 난 그저 앙리에게 볼을 받았을 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축구대표팀은 앙리의 핸드볼 파울을 인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앙리는 "핸드볼 반칙을 인정한다"며 조심스레 말을 꺼내며 "오심을 등에 업고 월드컵에 나가게 마음이 불편하다. 나는 심판이 아니라서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앙리는 이어 "프랑스대표팀은 아일랜드 경기력에 경의를 표한다. 상당히 강한 팀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아일랜드 대표팀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레이몬드 도메네크 프랑스 감독도 "아일랜드와의 대결은 어렵고 힘든 경기였다. 실로 기적이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