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3만명을 신속증파한 뒤 18개월후부터 철군을 시작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프간 전략이 군사적, 정치적 장벽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출구전략이 집중 포화를 맞자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등은 2011년 7월 철군시작일이 고정된 것이 아니며, 내년말 아프간 현지 상황을 보고 신축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군 3만명을 증파하되 18개월후 부터 철군을 시작할 것이라는 새아프간 전략을 발표한 다음날인 2일 미 언론들과 워싱턴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포화를 받기 시작했다. 특히 2011년 7월부터 미군철군을 시작할 것이라는 철군일정, 출구전략이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에 질문이 집중됐다.
미상원 군사위원회와 미하원 외교위원회는 이날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힐러리 클린턴 국무,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마이크 멀린 미합참의장을 출석시켜 아프간 새 전략을 집중 해부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2011년 7월이 미군철군 시작일로 고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며 “내년 12월 아프간 현지상황을 보고 이번 증파전략 등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전황은 어떤지를 종합 평가해 미군철군 시작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새 아프간 전략을 추진하면서 철군일정을 비롯해 신축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민 반전여론을 감안해 철군일정까지 제시한 대국민 연설과는 달리 전시각료들인 국방, 국무장관 등이 나서 2011년 7월 미군철군 시작 여부는 전적으로 당시 아프간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현재 집권여당인 민주당내 상당수가 증파자체를 반대하고 있고,야당인 공화당의원들은 대다수 증파에는 찬성하면서도 철군일정 고정은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오바마 아프간 전략은 양쪽으로부터 시달리고 있다.
새 오바마 아프간 전략은 이외에도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군 철군이 가능하려면 아프간 정부군을 현재 9만명에서 내년말까지 13만 4000명으로 증강하고 경찰 병력도 배가시켜 스스로 탈레반을 저지할 전투력을 완비시켜야하는데 이미 모병에서 미달사태를 겪어 왔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또한 알케이다 테러세력들이 대거 이동한 파키스탄에서 허약한 민간정부가 테러조직 소탕에 나설 수 있을 지도 강한 의문을 사고 있다.
특히 3만명증파에 필요한 300억달러를 비롯, 10만병력 유지에 한해 1000억달러를 투입해야 하는 아프간 전쟁비용을 놓고 논란이 거세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미 해병대가 연말연시에 탈레반과 격렬한 전투를 시작하게 되어 미군 사상자들이 늘어나면, 미국내 반전여론이 들끓어 오바마 대통령을 아프간 수렁에 몰아 넣을 위험도 관측되고 있다.
한편,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가운데,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선을 다해 아프가니스탄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는 이유로는 경제적인 측면 또 국제정치 측면에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카스피해 석유와 가스를 잇는 송유관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설 것이기 때문에 미국에게 경제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경제적 거점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핵개발로 대치를 벌이고 있는 이란을 압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고,중국과 러시아의 남하를 막을 수 있는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정치적 거점으로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이전 정부부터 추진해 온 테러와의 전쟁의 거점인 곳이기 때문에 세계 경찰국가를 자임한다는 입장에 있어서 미국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