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이미영(35·가명)씨는 지난 주말 퇴근길 몰아친 기습한파에 속수무책으로 '돌발성 난청' 증상을 경험했다.
이 씨는 평소 '돌발성 난청'은 이어폰 볼륨을 높여서 들으면 발생하는 정도로만 알았는데 전혀 생각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신이 멍멍하면서도 귀의 울림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청력검사에서도 별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 산책길에서 정도 차이는 있지만 전날과 비슷한 증상을 경험했던 것이다. 그녀의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바로 추위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해서 생긴 급격한 혈류량 저하였다.
하성한의원 하미경 원장은 "춥다고 자라목처럼 목을 잔뜩 웅크리면 근육이 긴장되고 순간적으로 경직될 수 있는데, 이때 귀에 공급되는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청력이 감퇴하거나 이명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원장은 또 "한의학에서는 귀와 내부 장기의 상관성에서 그 원인을 찾기 때문에 경직된 근육과 기혈순환 장애는 침과 약침으로 조절하거나 추나요법으로 근·골격계의 구조적인 불균형을 해소한다"고 말했다.
이명증이나 난청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추운 겨울 찬바람에 갑자기 혹은 오랫동안 귀를 노출시키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MP3 플레이어를 높은 볼륨으로 자주 듣는 사람들도 겨울한파에 평소 느끼지 못한 청력 이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또한 추울 때는 근육이 경직되고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집 안팎에서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으며, 핫 팩을 지니고 다니면서 돌발 상황에 귀와 뒷목을 따뜻하게 대처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하미경 원장은 "그러나 청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모자를 쓸 때 귀까지 덮거나 귀마개를 하면 자칫 주위 소리를 못 듣고 길을 가다가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두껍고 따뜻한 소재의 머플러로 목을 칭칭 감아서 보온효과를 높여주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의료인들은 과로와 스트레스, 잘못된 식생활 등 불규칙한 생활 습관도 돌발성 난청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젊다고 겨울철 칼바람에 건강을 과신하지 말고 청력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털 귀마개라도 사서 착용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