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中 미디어시장 규제는 불공정”

세계무역기구(WTO)는 미디어시장 규제를 풀라는 판결에 대해 중국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블룸버그통신의 2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WTO 항소기구는 중국이 미국의 음악, 영화, 서적 등 저작권보호대상물품에 대해 취하고 있는 수입규제가 국제적인 자유무역규범을 위반한 것이라는 WTO 분쟁조정위원회의 판결이 정당하다며 중국이 제기했던 항소를 기각했다.

이번 WTO 항소기구의 판결에 따라 중국은 도서, 영화, 음악 시장에 대한 수입규제를 풀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중국제품에 대한 상업적 제재 부과를 WTO에 요구할 수 있다. 또 중국은 외국계 업체들이 인터넷 상에서 음악 콘텐츠를 판매하는 것도 허용해야 한다.

앞서 미국은 미국 업체들이 중국 내에서 잡지와 CD, 비디오 등을 판매할 때 반드시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거나 정부소유 회사를 통해서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중국 당국의 규제는 불법이라고 WTO에 중국을 제소했다.

WTO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8월 12일 중국이 미디어 시장에 취하고 있는 수입규제는 공정하지 못하고, 외국 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판결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즉각 항소했으나 이번에 기각된 것이다.

다만, WTO 항소기구는 인쇄물 수입 회사에 대해 규제가 엄격한 것은 사회윤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중국의 주장은 정당하다며 미국이 제기한 항소도 기각했다.

이날 미국의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이 저작권 보호 대상 제품의 수입에 대한 중국 규제가 WTO 규정에 반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미국이 큰 승리를 거뒀다"고 반겼다.

그는 "이번 결정으로 중국 시장에 합법적이고도 품질이 좋은 엔터테인먼트 상품이 진출할 수 있게 됐다"며 "중국이 이에 따르는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번 판결을 통해 중국에서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상품 판매가 활발해져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이 다소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1660억 달러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중국이 철강, 알루미늄 제품의 핵심 부품 가격을 조작하고 있다며 WTO에 추가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