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안을 무파업으로 완전 타결했다.
현대차 노조는 23일부터 24일 새벽까지 전체조합원 4만5천146명을 대상으로 임금동결안을 골자로 하는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일지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투표자 4만2천146명(투표율 93.59%) 가운데 2만6천290명(62.21%)의 찬성으로 잠정협의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사는 지난 1994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 없는 한 해를 보내게 됐다. 또 지난 2007년 임단협을 하면서 무파업 타결한 후 3년 만에 다시 임단협 무파업 타결을 하게 됐다. 또한 대규모 정리해고가 있었던 1998년을 제외하고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22년 만에 첫 기본급 동결이 이뤄졌다.
이 처럼 잠정합의안이 가결된 것은 노사를 비롯한 조합원이 입단협 연내 타결에 큰 기대를 걸었고, 15년 만에 들어선 합리 노선의 새 집행부가 마련한 임단협안이 조합원들의 권익과 실리를 충분히 챙겼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현대차 잠정합의안은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타결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1일 현대차 노사는 제21차 임단협을 갖고 ▲기본급 동결 ▲성과급 300% ▲일시금 500만원 ▲무상주 40주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아울러 노사는 또 ▲고용보장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한 확약서 체결 ▲사회공헌을 위한 노사공동사업 ▲3자녀 대학 학자금 지급 등 장학제도 및 건강진단 확대 ▲해외현지공장과 신기술 도입 분야 등 20여개 단협안도 마련했다.
성과급은 300%는 평균 600만원에 해당되며, 현대차 주가를 감안하면 근로자 1인당 1천500만~1천600만원씩 받게 된다. 아울러 사측은 사상 첫 기본급 동결이라는 명분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 노조 장규호 노조 대변인은 "조합원의 의견을 수용해 미흡한 부문은 보완할 것"이라며 "분열이 아닌 단결로 신뢰받고 사랑받는 노조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백승권 현대차 홍보팀장은 "원만하게 타결돼 매우 기쁘다"며 "노사 간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국민으로부터 더욱 사랑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28일 강호돈 부사장과 이경훈 현대차지부장 등 노사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009년 임단협 타결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