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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대 뉴스 ⑩>한국, 야구에 빠지다

▲ 지난 8월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열린 2009 마구마구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야구팬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 지난 8월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열린 2009 마구마구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야구팬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2009년 스포츠에서 최고의 이슈는 말그대로 ‘야구 열풍’이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으로 한층 달아올랐던 한국야구는 지난 3월에 열렸던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레식(WBC) 준우승을 통해 온 국민을 야구 열풍으로 몰고 갔다.

이에 힘입어 프로야구 관중수는 592만 여명을 돌파하며 한국야구 역사상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고 프로야구의 클라이맥스인 한국시리즈에서는 KIA가 1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야구 열풍에 한 몫을 더했다.

2007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는 매니아 층을 비롯해 남성이 좋아하는 운동으로 국내 프로 경기에서 최고의 인기 종목이었지만 차츰 기세가 꺾기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야구의 인기가 다시 치솟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야구대표팀이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던 것.
특히, 베이징올림픽을 마지막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는 정식종목에서 야구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번 금메달은 한국 야구 역사상 전무후무의 기록으로 남았다.

올림픽 금메달에 힘입어 한국 야구는 제2회 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김인식 한화 이글스 고문이 당시 한국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야구 강호들을 잇달아 물리치고 결승까지 오른 것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특히, 일본전에서 봉중근이 선발 투수로 나서 한국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며 '봉중근 의사'라는 별명까지 얻었고 김태균과 이범호는 공격에서 맹활약하며 팀 타선을 책임졌다. 이범호는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9회 말 동점 적시타를 날려 야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짜릿함을 선사했다.

비록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국민들은 선전한 우리 야구대표팀에게 뜨거운 격려와 박수를 내며 올해 야구 열풍을 예감하게 했다.

2009 한국 프로야구가 개막하면 이제는 남성 팬들은 물론 여성 팬들까지 열혈팬이 됐고 가족 단위로 야구장을 찾는 수가 많아지면서 결국 역대 최다 관객 동원의 대 기록을 달성했다.

프로야구에 이어 아마추어 야구에도 큰 변화가 일어난 것도 매우 괄목할 만한 성과다. 신생 직장인 야구단을 비롯해 야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클럽팀을 만드는 등 야구 동호회 수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야구열풍의 대미는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하위권 팀이었던 KIA 타이거즈의 돌풍이다. KIA는 2007 시즌에는 최하위를 기록했고 2008 시즌에는 6위에 머물며 2009 시즌에 별로 큰 기대가 없었던 팀이었다. 이로 인해 올 시즌 시작하기 전만 해도 8개 구단 중 최약체팀으로 평가를 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보란 듯 빗나갔다. 파죽의 KIA는 12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이제 '야구의 해'라고 부를 만큼 야구가 국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던 기축년(己丑年)이 저물고 경인년(庚寅年) 호랑이해가 다가오고 있다. 새해도 한국야구가 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