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비가 내린 가운데도 '22인 축구 산타'들이 따뜻한 사랑 나눔으로 상암벌의 추위를 녹였다.
25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생각대로T 셰어 더 드림 풋볼매치 2009'가 열려 '축구 산타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사랑과 희망을 전했다.
드림풋볼 매치는 홍명보장학재단(이사장 홍명보) 주최로 열린 축구경기로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축구경기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소년소녀 가장과 소아암 및 백혈병에 결린 어린 환자들에게 전달해 힘을 복돋아 준다.
또, 부모와 이별해 보육원에서 외롭게 자란 변수호 군에게 꿈을 심어주는 목적으로 열리는 행사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에서는 A매치 대표팀과 청소년대표로 활약했던 올림픽 대표팀 및 현역 스타 선수들이 각각 사랑팀과 희망팀으로 나눠 흥미로운 축구대결을 펼쳤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홍명보 감독과 황선홍 감독의 지략대결로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희망팀의 선수 겸 사령탑을 맡아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청소년월드컵 8강 진출 쾌거의 주역인 구자철(제주), 김민우(연세대), 박희성(고려대), 조영철(니가타), 김영권(전주대) 등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사랑팀의 황선홍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사랑팀에는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를 이룬 A매치 대표팀 출신 및 K-리그 올스타 베테량 선수들로 구성됐다. K-리그 득점왕이자 최우수선수(MVP)인 이동국(전북)과 K-리그 신인왕 김영후(강원), 러시아 무대로 진출한 '진공청소기' 김남일(톰 톰스크), 일본 J-리그거 이정수, 곽태휘(이상 교토), 베테랑 미드필더 김두현, 송종국(이상 수원), '왼발 달인' 염기훈(울산), 개인통산 500경기 출장에 빛나는 '철인' 골키퍼 김병지(경남) 등이 출격했다.
외로움 속에서도 국가대표의 꿈을 키우고 있는 변수호 군(13)은 후반전 희망팀에 교체 출전,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자선경기를 빛냈다.
개그맨 이수근, 서경석, 가수 김종국 등 인기 연예인들도 경기에 참여해 프로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재미난 경기와 세리머니를 축구팬들에게 선사했다.
먼저, 사랑팀이 선제골을 뽑으며 골 축포를 터뜨렸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사랑팀의 김두현이 대포알 중거리 슈팅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희망팀은 U-20 월드컵 8강 주역인 김민우가 왼발 슈팅 동점골을 뽑아내며 1-1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희망팀 선수들은 흥겨운 음악에 맞춰 인기 여성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타브라' 시건방 춤과 카라의 '미스터' 엉덩이 춤에 맞춸 골 세리머니를 선보여 관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후 옆에 있던 홍명보 감독이 지난 22일 미디어데이에서 약속한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의 재기차기 춤을 단독으로 선보여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이어 사랑팀의 개그맨 서경석이 추가골을 터뜨려 2-1로 점수를 벌렸다. 이에 사랑팀의 선수들이 서경석을 겨냥해 화살코로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에 뒤질세라 희망팀의 조영철도 득점포를 터뜨려 2-2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놨다.
희망팀 선수들은 전반이 끝나갈 무렵 선수들이 홍명보 감독을 달려들어 그라운드 밖으로 들고 나가 장석원(단국대)과 '강제 교체'하는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후반에는 사랑팀의 골키퍼로 출전한 '거미손' 이운재가 골키퍼 유니폼을 벗어 던지고 과감하게 공격수로 나섰고 그를 대신해 공격수 염기훈이 골키퍼 장갑을 끼며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필드 플레이로 변신한 이운재는 희망팀의 골문을 위협하는 모습도 보여 관중의 탄성을 유도하기도 했다.
후반전에는 초등생 '축구천재' 변수호 군의 활약이 빛났다. 변수호 군은 희망팀의 세번째 골을 어시스트해 첫 공격 포인트를 따냈고 축구 선배들과 그라운드에서 즉석 연주하는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이후 3-4로 희망팀이 뒤진 상황에서 이날 경기의 마지막 골을 장식했다. 동점골을 터뜨린 변수호 군은 선배들과 함께 유니폼을 벗어 '무한도전 1박2일 짱'이라는 속옷 글씨 이벤트를 공개했다. 이는 KBS 2TV 오락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코너 '1박2일'에 출연하는 이수근을 위한 세리머니였다.
한편, 하프타임에는 양팀 선수들과 구세군 브라스밴드 단원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캐럴 7곡을 15분 이상 부르는 세계기록에 도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이날 1만3천785명이 참가한 것으로 확인돼 지난해 11월 미국 시카고의 한 라디오 방송국 주최로 작성된 세계 기네스 기록(1만4천750)을 깨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