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성탄절에 발생한 미 여객기 테러기도 사건과 관련, 정보기관들을 강하게 질타하며 테러대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보기관장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TV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정보 취합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확보한 정보를 통합하고 이해하는 데 실패한 탓"이라며 "이는 용납할 수 없으며,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더 잘해야 하며, 더 잘할 것이다. 그리고 서둘러야 한다"며 "미국인의 생명이 경각에 달렸다"고 테러 대응에 대한 시급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 후 탑승 거부자 명단을 대폭 보완, 테러지원 및 특별관심국 14개 국적자와 이들 나라를 경유한 모든 여행객에 대한 몸수색과 휴대용 짐 추가 검색, 무작위 추가 검색을 하는 등 강화된 조치들을 설명했다. 또 수일 내에 테러 관련 정보 통합 및 추가적인 항공 보안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즈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정보기관장회의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공화당에서 제기하는 정보기관장들에 대한 문책 주장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정보기관장들에 대한 신뢰가 여전하다며 교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회의에서 정보기관장들은 특정 기관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확보된 정보의 분석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 발생 후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내 예멘인들을 자국으로 송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멘의 알카에다가 이번 테러의 배후로 드러난 데다 수용소대 예멘인들이 송환될 경우 알카에다에 재합류, 미국에 대한 테러행위에 가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198명의 테러 용의자가 수감됐으며, 이 가운데 92명이 예멘 출신이다. 92명 중 40명은 미 법무부의 석방 결정을 받고 본국으로 송환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