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창립 4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매출 100조-영업이익 10조' 클럽에 가입했다. 금융위기로 지난해 최악의 시기를 보낼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사상 최고의 해로 만든 셈이다.
삼성전자는 7일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과 영업실적이 각각 39조 원과 3조7천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밝힌 4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는 사상 최대였던 직전분기(4조2천300억 원)보다 낮지만 시장 전망치인 3조6천억 원대를 만족시켰다. 매출 추정치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던 직전 분기 35조8천700억 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4분기 추정치가 맞는다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136조500억의 매출과 10조9천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에 영업이익 10조원'을 동시에 돌파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분기사상 최대 매출은 발광다이오드(LED) 광원 LCD TV(LED TV), 휴대전화 등의 완제품 판매 호조와 함께,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으로 반도체 값이 급등하고 경쟁업체의 잇따른 파산에 따른 승자독식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의 경우 3분기에 비해 10% 넘게 줄었지만 계절적으로 비수기에 들어섰고, TV와 휴대전화 등 완제품 부문에서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고 LCD 판가가 하락한 것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또 샤프와의 특허소송 관련 충당금 등에 따른 요인도 큰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구조가 악화한 것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2008년 말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서 비상경영체제를 시작했다. 지난해 초 삼성전자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2008년 4분기에 7천4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위기감이 절정에 이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모든 임원 연봉의 20% 정도를 삭감하고, 성과급인 PS(초과이익분배금) 축소, 해외출장자들의 항공기 탑승등급 하향 조정 등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특히 이윤우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최고 경영진은 속도와 효율성을 강조하고 본사 인력을 대거 현장에 배치하는 등 현장 경영을 추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