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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축구, 새해 첫 경기서 잠비아에 참패

올 6월에 있을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을 대비하기 위해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 한국축구대표팀이 새해 첫 평가전에서 잠비아에게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참패했다.

축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밤 11시 30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란드스타디움에서 열린 잠비아와 친선경기에서 2-4로 무릎꿇었다.

이날 한국은 포백라인에는 이정수(가시마)-강민수(수원)-조용형(제주)-최철순(전북)으로 짜여졌고 K-리그 득점왕 이동국(전북)과 노병준(포항)의 투톱 구성했다. 미드필더에는 염기훈(울산)과 김두현(수원)을 측면을 맡았고 김정우(광주)와 김재성(포항)을 중앙에 배치됐다.

해발 1천753m의 고지대 환경과 그에 따른 체력 부담, 자블라니(공인구) 볼 스피드, 축축한 그라운드 등 최악의 조건에서 한국은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지못했다. 또, 해외파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이 빠지고 새로운 얼굴들이 투입되면서 호흡이 맞지 않은 모습도 몇 번 나오며 무릭한 플레이를 펼쳤다.

허정무 감독이 부임하면서 3골 이상 준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지난해 27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쉽게 실점을 내주지 않는 플레이를 펼쳐왔다.

FIFA랭킹 84위로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인 잠비아는 특유의 유연성과 개인기를 앞세우며 한국의 수비벽을 뚫어 선제골을 일찌감치 따냈다.

경기시작 6분 만에 잠비아의 펠릭스 카통고가 한국 진영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중거리 슈팅을 때려 골네트를 갈랐다.

미드필더 진에서의 압박이 느슨했고 최종 수비에서 각도와 거리를 좁히지 못해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태극전사들은 고지대 적응에 아직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며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워 보였다. 경기 전날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그라운드 상태가 많이 젖어있는 상태라 선수들이 볼을 다루다가 미끄러지는 모습을 종종 보였고, 패스 실수도 잦았다.

이에 전반 14분 추가 실점도 미드필더 김두현의 볼 컨드롤 실수로 공을 빼앗기면서 나오게 됐다. 김두현이 볼을 잡다 넘어지자 이를 놓치지 않고 크리스토퍼 카통고가 볼을 뺐은 뒤 골 지역 오른쪽으로 찔러줬고, 공간을 파고든 칼라바가 오른발로 살짝 찍어 차 골키퍼 이운재의 키를 넘겨 추가골을 만들었다.

전반 초반에 두 골이나 허용한 허정무 감독은 김두현과 김재성의 위치를 바꾸며 변화를 꾀했다.

이후 김정우가 만회골을 뽑아내며 분위기를 어느정도 반전시켰다. 전반 34분 아크 왼쪽에서 한국은 프리킥 기회를 잡았고 염기훈이 왼발로 감아차 골 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이어 골 지역 오른쪽으로 튕겨 나오자 김정우가 잡아낸 뒤 차분하게 오른발로 차넣었다.

전반을 1-2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하면서 이동국, 염기훈, 이정수를 빼고 김신욱(요코하마),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이규로(전남) 등 성인대표팀의 새 얼굴들를 투입해 전술의 변화를 주었다.

후반 초반에는 한국이 패스와 경기 스피드가 살아나면서 동점상황의 희망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오래하지 않았다.

후반 10분까지 분위기가 좋았던 한국은 후반 12분 차망가에게 골을 얻어맞았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됐던 노아 키부타가 찔러준 공을 차망가가 한국 진영 골문 앞으로 쇄도해 들어가면서 오른발로 차 넣었다.

후반 28분에는 한국의 패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 조용형이 파울을 범해 잠비아에게 페널티킥 기회를 허용했고 이후 키부타가 차 넣어 4-1로 점수 차를 벌어졌다.

허 감독은 김정우 대신 투입된 20세 이하 대표팀 8강 주역 구자철을 내보냈다. 구자철은 후반 37분애 한 골을 보태 허정무 감독의 교체카드를 적중시키게 했다.

김보경이 잠비아의 왼쪽 진영에서 올렸올린 크로스를 잠비아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냈고 아크 정면으로 흘러간 볼은 구차절에게 떨어졌다. 구자철은 바로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 잠비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경기는 2-4로 끝이나면서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