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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골 결정력 부재 답답한 90분

첫 평가전에서는 수비조직력, 현지적응 문제였지만 이번에는 골 결정력 부족이 문제였다.

지난 10일 잠비아와의 새해 첫 A매치 평가전에서 2-4로 패한 한국축구대표팀이 두 번째 모의고사에서는 득점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축구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의 로열바포켕 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래티넘 스타스(남이공 프로팀)와의 친선경기에서 전·후반 45분 득점없이 비겼다.

허정무 감독은 전지훈련 과정중 포백에 이어 스리백 실험도 감행했는데 이날 경기에서 3-5-2 포메이션으로 들고나와 과감하게 스리백을 사용했다. 4-4-2 포메이션을 앞세워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앞장섰던 허정무 감독은 풀백 자원이 부족한 데다 아프리카 팀에 대한 대응력을 시험하려고 오랜만에 스리백 수비라인을 가동한 것.

투톱으로는 이승렬과 염기훈이 나섰고 스리백 라인에는 김근환, 조용형, 김형일이 나섰다. 지난 잠비아전에서 나오지 못한 선수들이 기용됐는데 이는 허 감독이 "모든 선수들을 출전기회를 줘서 기량을 실험해보고 싶다"라는 뜻을 내비친 것.

미드필더진에는 김보경-구자철 듀오가 중앙을 맡고 박주호, 신형민, 오범석이 뒤를 받쳤다. 골키퍼는 이운재 대신 정성룡이 먼저 장갑을 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경기 초반에 플래티엄을 거세게 몰았지만 골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경기 중반으로 갈수록 조직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전반 3분 김보경의 왼발 중거리슈팅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한국은 전반 17분 오범석이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신형민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20분 '왼발 달인' 염기훈이 오른쪽 부근에서 맞은 프리킥 상황에서 왼발로 정교한 크로스를 올렸지만 상대 골키퍼가 먼저 걷어냈다.

이후 한국은 유효 슈팅이 나오지 않자 경기 초반 활발했던 공격력이 잠잠해졌고 패스도 상대 수비에 끊기기 일쑤였고 크로스의 정확성도 떨어졌다. 투톱으로 나선 염기훈과 이승렬도 수비벽에 막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40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염기훈이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박주호가 시저스킥을 시도했으나 공이 발에 제대로 맞지 않았다. 전반 44분에는 김형일이 헤딩으로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대를 벗어났고 박주호의 오른발 슈팅도 골대를 비켜갔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들어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바꿔 4-4-2 전술로 전환했다. 투톱에는 김신욱-노병준으로 교체했고 좌우 날개로 이승현과 김재성이 배치됐고 김정우와 신형민이 중앙 허리진을 맡았다. 포백 라인에는 박주호-이정수-강민수-오범석으로 구성됐다.

후반전에도 한국은 높은 볼 점유율로 계속 공세를 펼쳤지만 골 결정력과 마무리가 부족했다.

후반 2분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은 상대 골키퍼와 1대 1로 맞선 찬스에서 로빙슛으로 골키퍼의 키를 넘길려고 했지만 너무 볼이 뜨는 바람에 골로 연결되지 못했고 후반 6분 노병준이 아크 정면에서 맞은 프리킥 상황에서 슈팅을 때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골이 터지지 않자 허정무 감독은 후반 20분 슈팅과 돌파 능력이 좋은 김두현을 투입지만 골 부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후반 22분 노병준이 왼쪽 부근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상대 수비수가 걷어냈지만 흐르는 볼은 이승현에게로 갔다. 노마크 찬스를 맞은 이승현은 마음먹고 세게 슈팅을 때렸지만 또다시 크로스바를 넘었다.

이후 한국은 상대팀 플래티넘에서 후반에 교체 투입된 일본인 공격수 무라카미 노리카에게 두 차례 슈팅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다행히 모두 골키퍼 정성룡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30분 이동국과 최철순, 이규로를 기용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플래티넘이 강한 체력과 탄력을 앞세우며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상대 골문을 뚫지 못했다.

경기 종료 직전 오른쪽 페널지역의 프리킥 찬스에서 김재성이 헛발질로 제대로 슈팅을 날맂 못했고 이승현이 재차 슈팅을 했지만 수비수 벽에 막혔다. 코너킥 찬스에서 이정수가 헤딩으로 볼을 때렸지만 왼쪽 골대를 벗어났다.

결국, 한국은 이날 평가전에서 좋은 것 하나 건지지 못한채 빈손으로 그라운드를 내려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