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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스리백 수비는 아직…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허정무 감독이 지난 13일(한국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의 로열바포켕 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래티넘 스타스(남이공프로팀)와의 친선경기에서 포백이 아닌 스리백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전날에 자체 연습경기에서 스리백 실험을 감행했다.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포백 전술로 7회연속 본선에 진출한 허 감독이스리백을 쓴 것은 지난 2008년 1월투르크메니스탄 전 이후 2년 여 만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전술의 다양화를 꾀할 수도 있지만 아프리카 팀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대표팀이 지난해에 사용했던 포백 전술은 수비수를 4명을 두는 것인데 중앙 수비수 2명과 좌우 측면 윙백 수비를 맡는 2명을 배치한다.

두 명의 중앙 수비수는 골키퍼와 함께 자기 진영에서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윙백 수비수들은 좌우 측면수비를 맡으면서 공격시에는 상대진영에 오버레핑하면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다.

이에 공격 숫자가 많아지면서 팀의 공세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이어 중원 압박까지 도와주면서 미드필더 싸움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윙백 수비수들이 상대 진영쪽으로 깊숙히 나갈시 양 측면 뒷공간이 비어 뚫리기 쉬운 것이 단점이다. 이때 중앙 미드필더 2명이 수비쪽으로 약간 내려와 빈 공간을 매워준다. 스리백은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펼친 때 쓰는 전술이다. 스리백은 중앙 수비수 3명을 배치하는데 3명의 수비수가 골키퍼와 함께 자기진영에서 지키고 있고 양 쪽 측면 미드필더가 포백의 윙백 수비수 처럼측면에서 수비를 하거나 공격을 지원해 준다. 수비시에는 중앙 수비수 3명, 양 쪽 윙백 2명이 수비라인을 만들어 파이브백이 형성돼 수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허 감독은 경기 전날 자체 연습경기에서 3-5-2 포메이션 훈련해왔고 예고한 것처럼 플래티넘과의 경기에 서도 스리백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날 스리백에는 김근환-조용형-김형일이 배치됐다. 그러나 조용형을 주축으로 한 수비진은 효과적인 방어를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18분에 플래티넘의 브래들리 그로블러의 역습에 뚫려 실점 위기를 맞아 아찔한 순간을 연출했다.

또, 지난해 월드컵 지역예선과 평가전을 통해 포백 수비에 익숙했던 수비진은 스리백 전환으로 변화된 전술에 잘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고 윙백들의 공격가담과 측면 돌파 및 크로스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전반전에 스리백 효과를 보지 못한 허 감독은 후반전에 포백으로 다시 전환해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수비라인에는 박주호-이정수-강민수-오범석이 나섰다. 허 감독은 경기 후 “전반전에 스리백을 내세웠는데 나름대로 장점이 있었다”며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스리백을 사용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플래티넘과의 경기에 대해서는“상대는 약하지 않았다. 스피드와 기술을 고루 갖춰 아프리카의 장점을볼 수 있었다”며 소감을 말했다.

이어 “무기력한 경기였다고 볼 수도 있지만 연습경기일 뿐이고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래저래 할필요 없다”라고 못박았다.

한편,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에 전지훈련을 한 축구대표팀은 14일 저녁 6시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현지 프로팀인 베이 유나이티드와 남아공에서의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오늘 스페인 말라가로 떠날 예정이다.

이후 대표팀은 스페인 전훈기간동안 핀란드(18일)와 라트비아(22일)와 평가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