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아이티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이미 7천명의 시신이 매장됐다.
13일까지 종적이 묘연했던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은 14일 수도 포르토프랭스 국제공항에 레오넬 페르난데스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프레발 대통령은 "이미 집단 매장지에 7천명의 시신을 묻었다"고 말했다.
포르토프랭스 종합병원 시체안치소에 트럭이 시신을 실어 나르고 있으며 최소한 1천500구의 시신이 쌓여 있다고 이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 페르난데스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은 지금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시신 매장을 돕는 일이라고 밝혔다.
욜레트 아조르 샤를 스페인 주재 아이티 대사는 "우리는 사망자 수를 파악하는 데 최소 8일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매일 더 많은 사망자를 발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 복구 기간에서도 "약 1년 안에 복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티 현지의 적십자는 14일 4만5천~5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이티 적십자의 간부인 빅터 잭슨은 미국 MSNBC와 회견에서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으나 적십자에서는 4만5천∼5만 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부상자와 집을 잃은 이재민을 합쳐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이 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외국에서도 아이티를 향한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구호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MSNBC 보도에 따르면 수도 포르토프랭스 공항에는 중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 급파한 구조팀과 구호물자가 도착하고 있지만, 공항의 주요시설이 지진으로 파괴된 상황이라 장비와 구호물품을 하역하는 데만 6시간 넘게 걸리고 있다. 주요 교통망도 파괴돼 구호물자를 배급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
특히 지진으로 대통령궁 등 주요 정부 건물과 의사당이 무너졌으며 정부 관리들과 의원들의 생사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 아이티의 행정 기능이 마비되면서 체계적인 구호활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한편, 우리 정부도 피해를 입은 아이티에 100만 달러 규모의 지원 계획을 밝힌 가운데 1단계로 긴급 구호대를 15일 현지에 급파했다.
소방방재청 소속 중앙119구조대 25명, 국제보건의료재단 의사ㆍ간호사 7명, 한국국제협력단 2명, 대한적십자사 1명 등 35명은 이날 오전 8시 항공편을 통해 아이티로 출발했다. 이밖에 정부는 주 도미니크공화국 대사관을 통해 긴급 생필품을 제공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을 통해 14일 1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100만 달러는 긴급구호품, 구호대 파견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전부 포괄한 액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