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생활을 마감하고 국내로 복귀한 ‘스나이퍼’ 설기현(32)이 지난해 아시아클럽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의 정식으로 식구가 됐다.
설기현은 20일 프로축구 포항 구단 사무실에서 열린 공식 입단식 참석했다.
이로써 포항 유니폼을 입은 설기현은 21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한다. 이날 입단식에서 설기현은“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팀에 입단해 기쁘다”며 “나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설기현은 2000년 광운대를 졸업하고 벨기에 안더레흐트로 입단해 처음으로 유럽무대를 밟았다.
이후 잉글랜드 울버햄튼을 거친 뒤 2006년 레딩으로 이적해 박지성, 이영표에 이어 프리미어거 3호가 됐고, 2007-2008 시즌 시작하기 전에 풀럼으로 새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풀럼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해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로 임대되기도 했고 지난해에 다시 풀럼으로 복귀했지만 출장기회를 잡지못해 결국 국내복귀를 택했다.
사우디 리그 경험이 있는 설기현은 “포항과 결승전에서 만난 알이티하드를 사우디 리그에서 한번 상대해 봤는데 강한 팀이었다”며 “포항이 이 팀을 상대로 이겨 우승을 차지해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포항이 지난해의 영광을 이어가는데 부담이 없는지?”라는 질문에 설기현은 “이제 그런 것에 부담감을 가질 나이도 지났다. 거기 얽매이지 않고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일조하겠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자신의 포지션에 대해서 설기현은 “중앙 깊숙이 침투해 볼을 키핑해 패스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매경기 골을 넣는 선수가 아니다”며“내 플레이 스타일은 측면 공격수가 편하지만 감독님이 나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항의 새 사령탑에 오른 레모스 감독에 대해서 그는 “아직 만나보지 못해 잘 모르겠지만 나뿐만 아니라 포항의 모든 선수가 새 감독과는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감독님이 원하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감독의 성향을 빨리 파악해 동료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 한국 축구대표팀이 출전하게 된다. 대표팀 발탁에 관련해서 설기현은 “국가의 부름이 있으면 가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가게 될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표팀 감독님이 원하시면 가서 열심히 해야 한다. 그 전에 준비가 돼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