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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 아이폰에 이은 애플의 야심작 '아이패드(iPad)'가 전격 발표됐다.
2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 전시장인 예르바부웨이센터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공개된 애플의 '아이패드'는 인터넷 검색, 이메일, 동영상과 음악감상, 게임은 물론 전자책 기능까지 결합된 9.7인치 태블릿 PC다. 두께 12.7mm(0.5인치), 무게 680g(1.5파운드)로 넷북보다 얇고 가볍다. 1기가헤르츠의 애플 A4 칩을 탑재했으며, 운영체제(OS)는 아이폰을 사용했다. 메모리는 16GB에서 64GB까지 확장할 수 있으며, 배터리 수명은 10시간에 달한다.
■ 구형 태블릿PC, 아이패드로 다시 주목
태블릿PC란 기기의 스크린을 손가락이나 펜으로 터치하는 식으로 조작할 수 있는 휴대형 PC로, 간편하고 직관적인 조작법, 뛰어난 휴대성 등이 장점이다. 외관상으로는 일반 노트북과 같은 디자인에 터치가 가능한 디스플레이가 회전하는 형태거나, 키보드가 없고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본체로 구성된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2001년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이 태블릿 PC를 처음으로 소개해 주목받았지만 당시 불편한 터치 기능과 하드웨어 성능의 부족, 미비한 무선인터넷 환경 등 문제로 오랜 기간 묻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술의 향상과 통신 인프라의 확산, 포터블기기의 대중화 등으로 애플의 아이패드가 시장 전면에 급부상할 전망이다.
■ 넷북 시장 최대 경쟁자로 부각
특히 아이패드는 기존 미니노트북(넷북)과 모바일 인터넷 단말기(MID), e북 단말기 등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아이패드는 문서작업 등에선 윈도PC 기반의 넷북보다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휴대성과 멀티미디어 활용도, 통신 기능면에서 넷북이나 다른 기존의 태블릿PC보다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또 LED 광시야각 디스플레이이에 강력한 배터리 성능은 물론 와이파이, 블루투스, 3G 등 다양한 통신기반과 멀티터치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눈에 띈다.
때문에 인터넷 접속에 무게를 두고 출시된 넷북 시장을 대체할 위협적인 경쟁자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애플은 아이패드 가격을 넷북과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해 넷북 시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킨들로 대표되는 e북 단말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선두업체인 아마존 킨들 등 경쟁사의 제품에 뒤쳐진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화면 컬러스크린에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e북 콘텐츠를 받을 수 있는 통신기능이 장점으로 통할 예정이다. 특히 애플은 이날 전자책 유통 플랫폼인 '아이북스'도 함께 선보이기도 했다.
■ 애플식 콘텐츠 생태계 '앱스토어', '아이튠즈' 적용
애플은 아이패드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 유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날 아이패드 공개와 동시에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개발도구(SDK)도 공개했다.
애플이 아이폰 신화를 일궈낸 것도 음악과 영화 콘텐츠, 게임 등을 이용자들이 구입할 수 있는 유통 플랫폼 '아이튠즈'와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앱스토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패드 역시 '앱스토어'와 '아이튠즈'가 적용될 예정이다. 또 기존의 아이팟터치, 아이폰과 다른 유형의 디지털 콘텐츠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가격 경쟁력 충분 "400만대 판매 예상"
이 같은 아이패드는 가격대가 500~1천 달러 선에서 주로 형성됐으며, 와이파이(Wi-Fi)가 장착된 16기가 모델은 4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가장 비싼 와이파이+3G 모델 64GB는 829 달러로 책정됐다.
이는 넷북보다는 다소 비싸지만 일반 노트북·스마트폰과 비슷한 가격이다. 성능과 활용도를 고려하면 가격경쟁력도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 시판 첫 해인 올해 400만대 판매를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이트는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의 단점과 휴대하기 힘든 노트북의 단점을 동시에 개선한 '골디락스(goldilocks·비싸지도 싸지도 않아 소비자가 평균적으로 선호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마케팅기법)' 제품이다"라고 평가했다. <사진=애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