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은행정기예금, 20조원 몰려

올 들어 시중은행들이 출시한 특판 예금으로 20조원의 부종자금이 몰렸다. 경기회복 가능성이 불투명한 가운데 불안한 부동산 시장과 증시보다 안전 자산인 은행 예금으로 자금이 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월 말 기준으로 316조774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말보다 6.7%인 19조8천218억 원 증가한 셈이다. 월중 증가액은 지난해 월평균 증가액인 2조6천517억 원의 7.5배에 달한다.

은행별로 우리은행이 80조4662억 원으로 8조217억 원(11.1%) 증가하면서 2008년 1월 월별 통계 집계 이후로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81조6037억 원으로 2조2708억 원(2.9%) 늘었고, 신한은행도 70조6307억 원으로 2조6724억 원(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은행은 2조3483억 원(12.9%) 늘어난 20조5352억 원을 기록, 증가율 면에서 다른 은행들 보다 앞섰다. 하나은행도 4조2771억 원(8.6%) 증가한 53조9184억 원에 달했다.

이처럼 은행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은행들이 고금리 상품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이 지난달 4일부터 특판 중인 '투게더 정기예금'은 같은 달 22일까지 1조5000억 원 팔렸다. 우리은행이 연 5% 이자를 제공하는 '111정기예금'도 지난달 11일부터 같은 달 29일까지 1조2천146억 원가량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의 금융규제와 중국의 긴축 전환 등에 대한 우려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지난달 무역수지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경제 회복이 불투명하자 투자 심리가 위축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서 빠져나온 부동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은행예금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기예금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