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규제방안 발표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2010. 2'에서 "각 국의 정책 정상화가 점차 가시화되는 가운데 금융 기관의 규제방안이 발표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과 미국의 금융기관 규제안으로 세계 금융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또 KDI는 "미국의 금융기관 규제 강화 계획이 발표되면서 각국의 주가가 상당폭 하락했으며, 달러화는 엔화를 비롯한 일부 통화를 제외하고 주요 통화대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 가운데 1월 중 국내 증시도 종합주가지수(KOSPI)는 1602.43까지 떨어졌다. 중국과 미국발 악재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고, 역외 달러화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전월보다 11.1원 하락(원화가치 상승)한 1156.5원을 기록했다.
다만, KDI는 단기적인 조정 우려에도 우리 경제를 포함한 세계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KDI는 "생산이 견실한 증가세를 보이고, 내수도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생산, 재고 순환도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광공업생산 및 서비스업 생산이 전년동월비 각각 33.9%와 5.3%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증가세를 유지했다. 소비관련 지표들도 민간소비 개선추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경제는 선진국의 고용 시장 부진으로 수요 회복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가들을 중심으로 실물경기 회복세는 완만하게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과 유로 지역은 고용 부진이 문제지만, 경기선행지표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등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은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되고 주요 내수지표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물가 상승으로, 중국 당국은 지준율 인상 등 긴축 정책을 시행하며 시장 과열을 경계하고 있다.
KDI는 "주요 개도국들 역시 각국 정부의 확장적 거시정책이 유지되는 가운데, 수출과 내수의 회복세가 지속됨에 따라 실물경기의 개선이 비교적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IMF는 작년 10월에 3.1%로 발표했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9%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