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패한뒤 다시 숙적 일본을 3-1로 꺾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이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월드컵 체제로의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를 끝으로 국내파의 점검을 마친 허정무 팀은 다음달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박지성(맨유)·이청용(볼턴)·기성용(셀틱) 등 해외파를 모두 합류시킨 최정예 멤버로 월드컵 모의고사를 치른다.
허 감독은 지난 14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3-1로 역전승한 뒤,“이번 대회 출전한 선수 중 월드컵 대표팀 베스트는 3∼4명 정도”라고 암시했다.
골키퍼 이운재(수원)와 중앙 수비수 조용형(제주),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 김정우(광주)등을 염두에 둔 말이다.셋은 동아시아선수권 세 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는 박지성과 이청용,기성용, 이영표(알힐랄)등 해외파 정예들이 주축을 이룬다.최근 허벅지 근육을 다친 박주영(모나코)의 합류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허정무팀은 동아시아축구선수권을 통해 대체멤버들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주호(이와타)·이승렬(서울),구자철(제주)·김보경(오이타)등이 그들로, 중국전 참패 이후 위기에 빠졌던 대표팀의 활력소가 됐다.
특히 김보경은 이번 대회의 8골 중 3골에 기여하는 등 당찬 플레이가 돋보여 박지성의 백업멤버로 낙점됐다. 박지성이 부상을 당하거나 중앙으로 포지션을 변경할 때 공백을 메워줄 후보다.
이번 대회 2골, 이동국(전북)과 함께 팀 내 최다득점자로 나선 이승렬도 공격수 부재로 고민이 많던 허정무 감독의 눈에 들어왔다.
허 감독은 스트라이커 박주영의 회복 정도를 예의주시하면서 안정환(34·다롄)과 이동국, 이승렬을 점검할 전망이다.
이밖에 박주호와 오범석(울산)은 좌우 풀백 자리를 두고 이영표(알힐랄)·차두리(프라이부르크)와 경쟁하고, 구자철 역시 기성용과 경쟁 파트너로 겨룰 전망이다.
하지만 '안정된 수비 없이는 예리한 공격도 없다'는 교훈을 얻은 허정무팀은 향후 단단한 수비 조직력을 다져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중국전에서 부상 이후 감각이 떨어진 곽태휘(29·교토상가)를 내세웠다가 심각한 허점을 노출했다. 이정수는 대회 도중 부상으로 소속팀으로 복귀해야 했다. 김형일(26·포항)도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있는 상태다.
허 감독은 “실험은 할 만큼 했다. 월드컵 최종 멤버에 대한 윤곽은 이미 잡아놓았다”고 밝히며,“선수를 직접 거명할 수는 없지만 K-리그가 시작되면 경기를 보면서 차근차근 고민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대표팀은 K리그 개막일인 오는 27일 경기 후 소집돼 코트디부아르전이 열리는 영국 런던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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