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중국에 LCD 생산라인을 세우겠다고 나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중 한 업체에만 투자허가를 내줄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과 LG중 어떤 업체가 중국 정부의 선택을 받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이미 밝혔던 중국 LCD 라인 투자 계획에 대한 신청서를 중국 정부에 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쑤저우에 2조6000억 원을 투자해 7.5세대 LCD 패널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1950㎜*2250㎜의 기판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겠다는 것인데, 이는 47인치와 42인치 크기의 패널을 각각 6장, 8장 생산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중국 광저우시와 총 40억 달러 규모의 8세대 라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GD가 투자하는 라인은 2200㎜*2500㎜의 8세대 기판을 다루는데, 이는 55인치와 47인치 크기 패널을 각각 6장, 8장 생산할 수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경제계획상설기구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발표는 빠르면 오는 4월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 투자에 대한 업체들의 열기가 뜨거운 상황에서,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입장이다.
현재 7~8세대 LCD 생산 라인을 중국에 짓겠다고 밝히 업체는 8개 정도다. 중국의 로컬업체인 BOE와 TCL, IVO는 이미 착공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대만에서는 AUO와 CMO가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일본의 샤프도 투자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중 4~5개 업체를 선정해 투자허가를 내줄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로컬업체 가운데 BOE와 TCL 등 최소 2군데는 선정이 유력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AUO 역시 유력하다는 게 복수의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대만 업체들이 사실상 가장 적극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며 "중국이 가장 원하는 것은 기술이전인데, LCD는 대만이 중국에 기술이전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분야"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과 대만의 업체가 투자허가를 받을 것이 유력시 되면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양사 가운데 한 업체만이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두 기업이 모두 투자허가를 받을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이에 대해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날 열린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기술력에서 앞서 있어 (선정에) 부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두 업체 중 한 업체만이 선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두 기업들은 이미 탈락에 대비해 다른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를 현행 3%에서 5% 수준으로 올릴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법인세나 인프라 지원 등에서도 선정 업체에 이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최대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양사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두 업체중 승인을 받지 못하는 기업은 중국의 로컬 세트업체와 합작하는 조인트 벤처를 꾸려서라도 중국에 진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내년에는 중국 LCD TV 시장이 북미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전 세계 LCD TV 시장 규모 1억7500만 대 가운데 중국과 북미는 각각 3720만 대, 3695만 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