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금융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금융선진화를 위해 기업들이 가장 요구하는 것은 ‘규제완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금융기업 26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선진화 비전에 대한 평가 및 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금융선진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 ‘규제완화(33.1%)’를 꼽았다. 그 뒤로는 전문화·차별화(32.3%), 대형화·글로벌화(19.6%), 전문인력 확보(15.0%)가 이어졌다.
선진국과 금융 선진화 정도를 비교했을 때 60.8%가 ‘부족’으로 대답했으며, 다소부족은 59.%, 매우부족은 1.2%라고 답변했다.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는 응답은 37.7%,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우 세계적인 기업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금융업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건전성 감독 등을 강화하고 있는 글로벌 추세에는 기본적으로 동참해야겠지만 금융 선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진입, 영업행위, 자금조달, 투자 등에 있어 지속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기관의 대형화·글로벌화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 59.2%(다소 찬성 45.4%, 적극 찬성 13.8%), 보통 32.7%, 반대 8.1%(다소 반대 7.7%, 적극 반대 0.4%)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향후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독자적 산업화를 강조하는 응답이 65.0%로 자금중개 기능을 강조하는 응답 35.0%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국내 금융기업들이 전통적인 역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금융을 독자적인 산업으로 육성·발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 나타난 것이라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간 업무를 구분하는 ‘볼커룰’을 추진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는 상업·투자은행의 업무 겸업화와 관련해서는 ‘겸업이 필요하다’는 의견(70.4%)이 ‘엄격한 분리’가 바람직하다는 의견(29.6%)보다 많았다.
바람직한 겸업화 방식에서는 지주회사 아래 상업은행과 투자 은행을 자회사로 두는 ‘지주회사 방식’(76.8%)을 가장 선호했으며, 상업은행이 투자은행을 자회사로 두는 영국식 ‘자회사 보유 방식’이 14.2%, 조직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되어 있는 독일식 ‘통합 조직 방식’이 9.0%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