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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저출산·낙태방지 등 사회이슈 ‘모성’ 테마 화제작 상영

여성의 눈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여성의 다채로운 삶을 살펴보는 제1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4/8~15)에서 ‘모성’을 테마로 뜨거운 화제작을 선보인다.

여성영화제는 최근 저출산, 일하는 여성의 육아, 낙태방지 정책과 싱글맘 등 한국에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모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영화를 상영하고 감독과의 대화를 마련할 예정이다. 아이들과 엄마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감독의 색다른 시각으로 접할 수 있다.

▲ 개막작 '다가올 그날'
▲ 개막작 '다가올 그날'

개막작으로 선정된 <다가올 그날>은 정치운동을 하던 엄마에게 버려진 딸이 장성해 엄마를 찾아 복수한다는 내용을 담은 화제작. <다가올 그날>을 연출한 수잔네 슈나이더 감독은 최근 독일에서 신진 여성감독으로 부상하고 있어 강렬한 영화를 원한다면 놓쳐서는 안 될 수작이다. 작품마다 여성주의적 이슈를 몰고 왔던 마가레테 폰 트로타를 연상시키며 화제를 몰고 다니는 슈나이더 감독과 영화를 본 후 대화의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한편 <시네도키, 뉴욕><골든 에이지> 등으로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 사만다 모튼의 감독 데뷔작 <버려진 아이>는 누구도 거둬주지 않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버지의 폭행을 피해 어린이 보호소로 옮겨진 딸이 엄마를 찾아 나서지만 힘들게 만난 엄마는 딸을 다시 보호소에 돌려보낸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미국의 버려지고 상처받는 아이들에 관해 이야기 한다.

상처받고 버려진 아이들 옆에는 육아로 벼랑 끝에 내몰린 엄마들이 있다. 미국 저소득층의 하루 일상을 아이들과 엄마들의 시점을 교차해 보여주는 <블레스드>는 엄마들도 아이들만큼이나 연약한 인간임을 느끼게 해준다. 사내아이 둘을 키우며 일과 육아에 지쳐가는 여성의 모습을 그린 <내 잘못이 아니야>는 작은 사건이 비극으로 커져가면서 배가되는 공포감이 육아의 공포감으로 스며드는 독특한 영화다. <엔젤>은 불행한 어린 시절을 겪고 알콜 중독에 빠진 여성이 딸을 낳아 잘 키워보려고 애쓰지만 결국은 딸을 포기해야 하는 이야기로 감독은 여성 개인에게 강요되는 희생과 보살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 영화 '구글 베이비'
▲ 영화 '구글 베이비'

<구글 베이비>는 최근 막장 드라마의 소재로 화제가 되었던 ‘대리모’ 이야기를 정면으로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다. 현대 의학의 첨단 기술이 ‘아기 생산’ 사업에 이용되면서 온라인으로 난자와 정자를 구매해 인도 여성의 몸을 빌려 아이를 만드는 <구글 베이비>의 지피 브랜드 프랭크 감독은 막장 드라마를 넘어서는 잔인하고 슬픈 현실로 관객을 초대한다. 감독의 담담한 카메라 앞에서 수정에서 착상, 임신에서 출산까지 생명의 탄생이 지옥의 한철로 그려질 화제작이니 만큼 관객과의 대화가 그 어느 영화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영화제는 뜨거운 상영작과 더불어 모성에 관한 국제학술회와 토크 인 씨어터를 마련해 제대로 모성을 짚어볼 계기를 마련할 예정이다. 오는 23일부터 개막식 예매를 시작으로 25일 일반 예매가 시작, 뜨거운 화제작을 만나고 싶은 관객들은 예매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다가올 그날> 감독 수잔네 슈나이더
독일과 접해있는 한적한 프랑스 국경 마을 알자스. 어느 날 밤, 의문의 젊은 여성이 와인 공장을 운영하는 한 집에 불쑥 찾아 든다. 자기 스스로 와인 공장 집 앞마당의 나무에 차를 들이받고 그 집에 침입한 여성의 이름은 앨리스.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녀는 점차로 단란한 한 가족을 파멸로 몰아넣는다. 다름 아니라 그녀는 와인 공장주의 부인인 주디스의 숨겨진 딸이었고, 주디스는 과거 독일의 지하 테러리스트 조직의 일원으로서 무고한 사람을 살해했던 지명수배자였던 것이다. 30년이 지난 후 앨리스는 자신의 생모인 주디스를 고발하기 위해 낯선 땅, 낯선 집을 찾았던 것이다.

<버려진 아이들> 감독 사만다 모튼
열한 살의 루시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아버지의 폭행이 또 시작된다. 루시는 어린이보호소에 보내지고 16살의 로렌과 같은 방을 쓰게 된다. 둘 사이에는 우정이 싹트고 로렌과 루시는 어느 날 보호소에서 도망치지만 로렌이 부츠를 훔치다가 잡혀 다시 보호소로 돌아오게 된다. 루시는 이 혼란을 벗어나 엄마를 찾으러 가지만 엄마는 루시에게 보호소로 가는 버스표를 사주고 버스 정류장까지 함께 걸어간다. 루시는 보호소로 가는 버스에 올라타 불안한 미래를 향해 돌아선다.

▲ 영화 '버려진 아이'
▲ 영화 '버려진 아이'

▲ 영화 '블레스드'
▲ 영화 '블레스드'

<블레스드> 감독 애나 코키노스
하룻동안 7명의 아이들이 거리를 배회하며 도시의 거대한 모험 속으로 빠져든다. 아이들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점점 위험한 길로 빠져들면서, 엄마의 비명은 어둠을 가르고, 우리는 한 생명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날이 밝아오고 똑같은 여정을 다섯 명의 어머니의 관점으로 보게 된다. 이들의 여정을 통해 어머니들 역시 그들이 아끼는 아이들만큼이나 길 잃고 방황하는 연약한 인간임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밤의 끝에서 어머니 중 한명은 악몽 같은 사실에 직면하게 되는데…….

<내 잘못이 아니야> 감독 아나이 베르네리 
다정하고 재미있는 줄리에타 가족. 하지만 사내아이들이라 둘이 엉겨 붙어 심하게 장난치다 보면 금세 집안은 난장판이 되고 고함소리도 높아진다. 다른 엄마들처럼 줄리에타도 엄마로서 엄격하면서도 짜증내지 않으려고 애쓴다. 마무리 지어야 할 서류 때문에 잔뜩 스트레스 받고 있는 줄리에타는 실신 직전이다. 갑자기 둘째 아들 테오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줄리에타는 테오를 당장 가까운 병원에 데려간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단란해 보이는 가족에게 온 몸을 마비시키는 듯한 불길한 예감이 조용히 드리워진다.

<엔젤> 감독 마그레트 올린
레아는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가정에서 자란다. 발랄하고 호기심 많은 어린 아이였던 레아는 어머니가 양부 올리에게 다시 돌아간 후 그녀의 삶이 잔혹하리만치 변하는 것을 보게 된다. 두 어른간의 갈등이 아이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어른이 된 레아는 일상생활을 견디기 위해서 술에 의지한다. 그리고 레아는 딸  손야를 낳는다. 가족과 깨끗하게 결별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픈 레아는 그녀 자신이 받지 못했던 사랑과 보호를 아이에게 해주기 원한다. 그러나 레아는 곧 그녀 자신이 그러한 능력을 충분히 가지지 못함을 깨닫고, 결과적으로 불가능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구글 베이비> 감독 지피 브랜드 프랭크 
이스라엘의 사업가 도론은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아기 생산’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제안한다. 그는 인도의 대리모에게 외주 하청을 줌으로써 가격을 낮추는 경제적인 아기 생산 방식을 고객들에게 제시한다. 정자와 난자는 온라인으로 구매되고 여러 배아가 생산되어 냉동되며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하기 위해 인도로 옮겨진다. 고객은 9개월 후 아이를 데려가기 위해서만 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