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찬사, 10년간의 성원에 화답하는 연극 <이(爾)>(프로듀서 신춘수, 연출 김태웅)의 10주년 기념 특별공연의 마지막 무대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연극 <이>는 2005년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1위를 기록하며 공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왕의남자>의 원작 연극. 2000년 초연 당시 한국 연극협회 올해의 한국 연극상 희곡상, 연기상 등을 수상, 이듬해 2001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기상을 수상, 이후 전일 전회매진의 기염을 토하는 등 작품성과 흥행성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거머쥔 대한민국 대표연극이다. 완성도 높은 극본과 탄탄한 출연진, 화려한 볼거리와 신명나는 놀이 한 판으로 창작 연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금수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10년의 발자취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무대로, 2000년 초연 당시부터 호흡을 맞춰온 연산 역의 김내하, 공길 역의 오만석, 장생 역의 이승훈, 녹수 역의 진경, 홍내관 역의 조희봉 등 원년 멤버들이 모두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한 자리에 모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주요 배역을 맡고 있는 김내하, 오만석, 이승훈 등의 원년 배우들이 본 무대를 마지막으로 연극<이>를 이제 후배들에게 물려주겠다는 의사를 내비침으로써 이들의 환상적인 호흡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연계 비수기로 인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원년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공연 회차는 항상 객석점유율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그들의 내공과 인기를 증명하는 셈.
‘이(爾)’란 조선조 때 왕이 신하를 높여 부르는 호칭으로 극중에서 연산군이 자신이 아끼는 궁중광대 공길을 부르는 호칭이다. “연산군이 궁중 광대극을 좋아했다.”와 “연산이 광대 중의 하나인 공길과 동성애 관계였다.”는 두 가지 기발한 설정에서 시작한 연극<이>는 역사적 실존인물들을 기본으로 하되 허구적 장치를 더함으로써 얽히고 설킨 흥미진진한 관계를 만들어냈다. 등장인물 각각의 희로애락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가슴 벌렁거리는 감동과 통쾌한 웃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이것이 바로 10년이라는 세월을 이끈 연극<이>의 힘의 원천이라 할 것이다.
한 회라도 더 연극<이>와 함께 하고 싶어하는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3월 21일 6시 공연이 추가오픈 되었다. 마지막 공연은 연극<이>의 원년 멤버인 김내하, 오만석, 이승훈, 진경이 무대에 설 예정. 10년의 내공이 축척 되어 완벽한 호흡으로 뮤지컬보다 더 신명 나고, 영화보다 더 리얼한 무대를 선사하는 연극<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자. 2월27일~3월21일 /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 4~6만원 / 문의 오픈리뷰 1588-5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