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40)가 부진을 훌훌 털어버리고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최경주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팜하버 이니스브룩 리조트&GC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를 기록하며 2위로 경기를 마쳤다.
전날 공동 2위를 기록한 최경주는 이날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08년 소니오픈 우승 이후 2년 여 만에 우승에 도전했지만 이날 단독 선두를 질주한 짐 퓨릭(40·미국)을 끝내 따라잡지 못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짐 퓨릭과는 1타차.
그러나 최경주는 지난 7일 아시안 투어 메이뱅크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준우승에 이어 이날도 2위를 차지하며 2010년의 부활을 예고했다.
특히, 그는 2년 동안 체중 감량과 스윙의 변화 등 혹독한 훈련들을 거치며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냈다. 이를 계기로 상승세를 탄 최경주는 100위 가까이 떨어진 세계랭킹도 중상위권까지 끌어올려 상승돼 내달에 열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오랜만에 우승 기회를 잡은 최경주는 기세를 몰아 매섭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3번 홀에서 1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버디를 낚았고 6번 홀까지 4개의 버디를 솎아내며 선두인 짐 퓨릭과의 격차를 좁혀나갔다.
선두 짐 퓨릭은 14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며 3타차로 달아났지만 15번홀에서 보기를 범했고 16번홀과 17번홀에서는 볼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최경주도 8번 홀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를 범했고 11번 홀의 버디를 제외하고 모두 파에 그쳐 짐 퓨릭을 따라잡지 못했다.
그러나 최경주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파4로 이뤄진 마지막 18번 홀에서 퓨릭은 티샷과 세컨샷이 연달아 페어웨이와 그린을 벗어나면서 2타 뒤진 최경주에게 연장전으로 이어갈 가능성이 생긴 것.
하지만 퓨릭이 겨우 보기로 막았고 최경주는 두 번째 샷을 그린위에 올리지 못해 18번홀을 파로 끝내 1타차로 뒤진 채 경기를 마쳤다. 최경주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로써 퓨릭은 지난 2007년 캐나다오픈 이후 3년 여 만에 PGA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통산 1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 최경주의 뒤를 이어 부바 왓슨(32·미국)이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 단독3위를 차지했고 이 대회 ‘디펜딩챔피언’ 레티프 구센(41·남아공)은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 5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