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1년여의 진통 끝에 핵무기 감축을 위한 새로운 협정에 최종 합의했다.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24일(현지시각) 양국 정부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을 대체할 후속협정 협상을 1년만에 사실상 마무리짓고, 양국 정상의 최종 의견조율 절차만 남겨놓고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새로운 협정은 1991년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조지 H W 부시 미 대통령이 체결한 START-1을 대체하는 협정이다. 양국이 19년 만에 핵무기를 추가로 줄이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세계 핵무기 감축 노력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정은 장거리 핵탄두를 현행 2200기에서 1600기 안팎으로 줄이고, 지상 및 해상 배치 미사일 등을 현행 1600기에서 800기로 감축하는 게 골자이다.
양국 정상은 보유 핵탄두를 4분의 1로 감축한다는 원칙 아래 새로운 협정이 발효된 이후에도 추가 협의를 통해 비축 핵탄두를 다시 각각 1000기로 감축하며, 전략 핵폭탄 수천개도 폐기한다는 구상이다.
또 이번주 전화통화를 통해 최종 협의를 거친 뒤 오는 4월 8일쯤 프라하에서 새 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다.
프라하 조인식은 4월12일부터 이틀간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것이어서 이 회의에 대한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합의를 위한 커다란 진전을 이뤄냈고 새로운 협정에 매우 근접해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한번 더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며, 두 정상은 수일 내에 합의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알렉세이 파블로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도 “새로운 협정과 관련한 모든 문서에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핵무기 감축협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타결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중국을 비롯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5개국 및 독일의 고위급 외무관계자들은 전화회담을 통해 미국이 제안한 이란에 대한 유엔 제재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