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락(통화가치 상승)하면 수출이 감소한다는 도식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원화가 강세를 보여도 수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골드만삭스가 1991~2008년 우리나라의 원ㆍ달러 환율 움직임과 수출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원화 강세시 수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은 원화 강세기간이 세계 호황기와 일치해, 수출증대효과가 원화 강세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상쇄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수출기업들의 해외생산 비중 확대, 환헤지 실행, 수출품에 포함되는 수입원자재 비중 상승 등을 고려할 경우, 원화 강세가 수출기업의 수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1% 절상될 때 수출기업의 수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필요한 수출증가율을 환율변동에 따른 수출민감도라고 본다면, 이 같은 요인들에 따라 수출민감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동차와 IT분야는 해외생산비중이 높기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른 수출민감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중 현대 기아자동차의 해외생산 규모는 전체 생산의 41%에 달하고, 올해에는 44%로 늘어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예상했다. 삼성전자도 2008년에는 해외지사의 생산과 자산비중이 전체의 35%에서 올해는 4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분야도 환율변동의 위험을 피하는 환헤지로 인해 환율변동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환율 1% 하락으로 선박의 수출이 1.9% 줄어들 수 있지만, 생산품 수입가격 하락과 해외 생산 환헤지 등으로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수출품에 사용되는 수입원자재와 부품의 비중이 1995년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에너지 및 철강 기업 등 수입원자재를 많이 사용하는 분야에서는 원화 강세 시 비용 절감이 일어나 수출업자들의 이익개선에 일조한다고 골드만삭스는 분석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올해 원ㆍ달러환율이 1100원 수준을 유지하거나 원화가 달러대비 15% 절상될 경우, 자동차 및 IT부문의 원화강세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필요한 수출증가율은 각각 5.4%, 8.4%"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