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재정적자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렇게 거대한 재정적자는 본 적이 없다”며 “”미국 정부는 세금을 올리고 각종 지출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택가격에 관하여서는 “미국의 주택 가격이 완전히 안정되기 전에는 경기침체를 극복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결국 주택 가격은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단기적으로 볼 때 미국 경제는 분명히 회복될 것”이라면서 “다만 장기적으로 재정적자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적자 규모를 7조4000억 달러(약 8400조 원)까지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2년 만기, 5년 만기, 7년 만기 국채 입찰이 부진했던 것은 투자자들이 미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에 대해 우려해 더 높은 수익을 주는 다른 자산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한편 그린스펀 전 의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재임 기간 중 일부 정책 실패를 인정한 바 있다.
그는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과 결과를 진단하는 ‘위기(The Crisi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1987년 증시붕괴 직후 소폭의 경기침체와 닷컴붕괴이래 일종의 자기만족감에 빠져 있었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주택가격 하락이 점진적일 것으로 믿었으며 채권 문제가 발생할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재임시절 그가 단행한 저금리 정책이 금융위기를 초래한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반박, 통화정책이 버블을 양산하지 않았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그린스펀 전 의장은 중국 경제에 관하여 “상당한 거품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하이를 포함해 해안지역을 따라 상당한 거품이 있으며 이들 중 내륙 지역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 대한 통계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 버블이 터질지 알기란 어렵다”면서 “그 자체적으로 버블이 터질때는 재앙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닷컴 버블이 있었고 그것이 터졌을 때 경제는 간신히 움직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