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욱이 생애 첫 PGA투어 우승에 아깝게 실패했다.
나상욱(27·타이틀리스트)은 3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힐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 공동2위에 올랐다.
지난 28일 3라운드까지 공동 4위로 상위권을 계속 유지했던 나상욱 이날 최종라운드에서 생애 첫 PGA투어 우승에 도전했지만 또다시 무산됐다.
2004년 미국PGA투어에 데뷔한 나상욱은 2005년 FBR오픈과 크라이슬러클래식에서 두 차례 준우승을 거둔 뒤 5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단독 선두를 질주한 어니 헬스(41. 남아공)는 이날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나상욱과는 2타차.
2008년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한 이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엘스는 최근 열린 2개 대회서 정상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고 지난 15일에 막 내린 CA챔피언십 우승으로 2년여의 우승 갈증을 해소했다.
엘스는 이날도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통산 PGA투어 18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대회 최종라운드는 현지 시간으로 29일 오전부터 시작됐지만 기상악화로 인해 경기가 당일 밤 11시로 연기됐고 30일 새벽 1시에 대회가 최종적으로 마쳤다.
나상욱과 함께 출전한 최경주는 이미 29일 낮에 경기를 다 마쳐 공동 17위에 오르며 마스터스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15번 홀에서 잔여 경기를 시작한 나상욱은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를 질주한 어니 엘스를 1타 차로 추격했다.
어니 엘스는 16번 홀과 17번 홀에서 힘겹게 파 세이브로 끝난 가운데 나상욱이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면 공동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깝게 버디를 놓치는 바람에 공동 선두로 올라서지 못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로 잡고 어니엘스가 보기를 범해야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티샷이 흔들려 버디 기회를 잡지 못한 나상욱은 파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춰 아깝게 보기를 범했다.
나상욱에게는 최종라운드 중단이 억울할 수밖에 없다.
중단되기 전 14번 홀까지 3타를 줄이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폭우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경기 흐름이 끊히는 바람에 잔여 경기에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