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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고 한주호 준위, 대전현충원에 영면

침몰한 천안함의 수색작전 수행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53)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3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장교 제3묘역에서 거행된 고 한주호 준위에 대한 안장식은 시종 엄숙하면서도 경건하게 진행됐다.

이날 안장식에는 육해공군 관계자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시민 500여 명이 몰려오는 등 1000여 명의 추모객이 대거 자리해 고인을 추모했다.

안장식은 당초 예정보다 30여분 늦은 오후 3시 30분께 시작됐다.

해군의장대가 고인의 영현을 모신 뒤로 고인의 아내 김말순(55), 아들 상기(24), 딸 슬기씨(19) 등 유족이 뒤따라 식장에 들어섰다.

김말순 씨는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해 상기씨와 슬기씨의 도움으로 힘겨운 발을 떼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안장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종교의식, 헌화와 분향, 허토 순으로 차분히 진행됐고 이를 지켜보던 추모객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유골함은 4시께 안장됐다.

이 과정에서 유골함에 대한 허토의식이 진행되자 부인과 여동생이 목을 놓아 울면서 시민들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상기씨는 안장식을 마친 뒤 유가족을 대표해 국민들게 드리는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하루 빨리 딛고 일어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아버지의 평소 유훈과 유지를 받들어 명예를 더럽히지 않도록 꿋꿋이 살겠다"고 말했다.

성분(흙을 덮어 봉분을 완성)의식을 마친 뒤에는 일반인의 참배가 이어졌다.

한편 이날 안장식에는 UDT전우회 100여 명이 단체 혹은 개인자격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고인과 UDT교육 동기(22기)인 도용덕씨(대전·57)는 "35 년 전 교육을 같이 받았는데 오늘이 두 번째 만남"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도 씨는 "전역을 하고 바삐 살다보니 그동안 소식도 모르고 있다가 사고 소식을 듣고 감짝 놀랐다"면서 "영결식장도 못 가봐서 안장식에라도 찾아오게 됐다"고 애통해했다.

역시 UDT출신(33기)인 강덕수씨(서울·45)는 "86년도에 한 준위가 교관 이었는데 큰 형님 처럼 대해줘 모두가 정신적 지주로 생각했다"면서 "사고 소식에 동기들이 많이 울었다"며 슬퍼했다.

'해군 UDT의 전설로 불리는 고 한주호 준위는 지난달 30일 오후 천안함의 함수를 수색하는 작업중 잠수병으로 의식불명에 빠져 순직했다.

고 한 준위는 보국훈장 광복장을 받았으며 정부는 충무 무공훈장을 추가로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