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역별로 매물적체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신으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몇 달째 지속하는데다 보금자리주택을 비롯한 알짜 분양단지 청약을 위해 전세로 머물겠다는 수요가 늘면서 기존 아파트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블루칩 투자처로 꼽혔던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는 이미 호재가 집값에 반영돼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일반 아파트시장은 문의전화조차 없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일관된 입장이다.
다만, 그동안 수요자들의 외면에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았던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가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급매물 위주로 거래에 나서면서 간간이 계약체결이 이어지는 모습도 엿보였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이번 주 대부분 지역이 낙폭을 확대한 가운데 전국 아파트값이 -0.03%의 변동률을 기록했고, 서울이 0.08%, 신도시를 비롯한 경기도 지역은 각각 -0.20%, -0.10%씩 약세를 보였다. 버블세븐지역(-0.16%)과 인천(-0.03%)은 각각 전주보다 -0.02%p, -0.03%p씩 낙폭을 확대했다.
자료=부동산뱅크 |
유형별로는 일반 아파트가 -0.03%, 주상복합단지는 이번 주 변동이 없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5%p 하락해 -0.33%의 약세장을 연출했다.
자료=부동산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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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에서는 대치동 청실1차 102㎡(10억 5500→10억 2,500만 원), 개포동 주공2단지 52㎡(9억 500→8억 8500만 원) 등이 하락했고, 송파구에서는 잠실동 주공5단지 112㎡(11억 7500→11억 5,000만 원), 신천동 진주 95㎡(8억 3000→8억 1500만 원) 등이 약세장을 이끌었다.
강남권을 제외한 재건축 구별로는 강서구가 -0.43%, 강동구(-0.19%), 관악구(-0.07%) 등의 순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서울 일반아파트 구별로는 관악구(-0.47%) 일대 아파트값이 집값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마포구(-0.24%), 광진구(-0.16%), 도봉구(-0.08%), 중구(-0.07%), 송파구(-0.05%) 등의 순으로 하락세를 이었다.
관악구에서는 봉천동 일대 아파트값 약세가 두드러졌다. 관악푸르지오 105㎡(32평형)가 5억 5000만 원에서 5억 1250만 원으로, 두산 158㎡(48평형)가 6억 4000만 원에서 6억 500만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C공인 대표는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매매거래가 서서히 멈춰가고 있다”며 “집값 하락이 더욱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수요자들이 급매로 나온 물건에 관심을 갖다가도 선뜻 계약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는 간간이 거래되는 모습도 엿보였다. 전셋집을 찾던 세입자들이 그동안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지 않았거나 저평가 받은 아파트 중심으로 급매물 거래에 나선 것이다. 서대문구가 0.11%, 성동구(0.10%), 중랑구(0.08%), 금천구(0.05%) 등이 소폭 상승했다.
홍은동 H공인 대표는 “홍은동 벽산 102㎡(31평형)가 3억 5000만 원 안팎, 극동 118㎡(36평형)가 3억 원 정도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며 “거래부진이 이어지다가 최근 세입자들의 급매물 거래로 인해 간간이 거래가 이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신도시 지역은 전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부진이 이어졌다. 대부분 중대형 위주로 낙폭이 컸고, 몇 달째 한 건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단지도 수두룩했다. 그동안 소폭 약세를 보였던 산본이 이번 주 -0.32%로 신도시 집값 하락세를 이끌었고, 중대형 면적이 밀집된 분당 역시 대부분 단지들이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0.27% 내렸다. 일산이 -0.20%, 평촌과 중동이 각각 -0.05%, -0.04%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한편, 거래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경기도 지역은 과천시(-0.36%), 의정부시(-0.30%), 남양주시(-0.21%), 군포시(-0.19%), 용인시(-0.16%), 양평군(-0.11%) 등의 순으로 거래 소강상태가 이어졌고, 인천은 서구(-0.09%), 부평구(-0.04%), 연수구(-0.03%), 계양구(-0.01%)가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