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올해부터 전국 4개도시 5000세대를 대상으로 차세대 송전망인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시스템 실증실험을 시작한다.
8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공모에 응모한 전국 20여개 도시 가운데, 요코하마, 아이치현 도요타시, 교토, 기타큐슈 등 4개도시 5000세대에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을 설치해, 부재중이거나 심야 시간대의 절전, 태양광 및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활용을 추진한다. 향후 5년간 펼쳐지는 이 사업을 위해 일본정부는 총 1000억엔을 투자할 방침이다.
4개도시의 지자체는 오는 6월까지 세부방안을 마련해 올해 안으로 실증실험을 시작한다. 또 도요타와 닛산, 파나소닉, 액센츄어, 신일본제철, 도쿄전력 등 주요 대기업들도 이번 사업에 협력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40억엔의 예산을 지원한다.
이 중 제일 사업 규모가 큰 요코하마는, 총 사업비 562억엔을 들여 일반가구 4000세대를 선정, 통신기능을 갖춘 스마트 미터(자동 전력 측정 계기)를 설치해 에너지 수급을 자동적으로 조절, 부재중이나 야간시간대의 전력을 절약한다. 태양광 패널과 태양광 발전소 등에서 생성된 2만7000kw(키로와트)의 전력을 송전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00대의 전기 자동차를 도입해 가정의 태양광 발전을 활용하도록 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5년까지 적어도 30%까지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요타시도, 3100대의 친환경 전기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가정과 편의점에 충전설비를 보급해, 교통분야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40% 줄인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은 가정과 발전소의 전력 정보를 기초로 아주 세밀하게 전력수급을 제어해, 효율적인 전력 공급과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일본이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의 실증시험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온난화 대책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송전망을 국내 시장에 보급해, 세계 표준화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들은 이미 차세대 송전망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규모 지원과 실증 실험을 펼치고 있어 앞으로 이 시장을 놓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