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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中 위안화 절상 압력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이사회(FRB)의장이 중국이 수출을 촉진하고자 위안화를 절하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 더욱 유연한 환율정책이 물가상승을 통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에 출석해 위안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환율에 융통성을 더 부여하는 것이 중국에도 이롭다”면서 “그것이 인플레와 거품 타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고 중국이 환율을 이용해 수출주도형 경제를 이끌어왔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보다 유연한 환율제도가 통화정책의 폭을 넓히고 인플레와 자산거품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는 그러나 “환율 조정 그 자체만으로는 이렇다 할 단기 효과를 내기 힘들다는 생각”이라면서 “중국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 소비를 늘리고 내수를 더 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냉키는 중국의 환율 조정이 “장기적으로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08년 7월부터 위안화 환율을 ‘1 달러=6.83 위안’으로 고정(페그ㆍpeg)시켰다.

이에 대해 미 의회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환율을 낮춰 자국 수출기업에 부당이득을 챙겨주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전날 후진타오 워싱턴DC에서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저평가된 위안화가 중국의 무역 상대국에게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며 중국의 환율제도는 좀 더 시장 친화적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또 소비자 지출 증가로 미국 경제의 앞날은 밝을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더블딥에 대한 우려도 몇 달 전에 비해 확실히 줄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Fed가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최근 경기 동향을 종합해 공개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11개 지역에서 경제 상황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버냉키 의장은 다만 과도한 재정적자가 누적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의 건전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행정부가 재정적자 해소를 미룰 경우 훨씬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