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심각한 실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3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완전실업자 수가 2009년 200만명을 넘어서, 2년 연속 증가했다. 이는 금융위기 전인 2007년과 비교해도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청년층(15~34세)의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구인 구직간 불균형)현상이다. 재취직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경기 회복 후에도 실업난 장기화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장기실업자 수도 95만명… 일본 총무성은 최근 2009년 완전실업자 수가 전년대비 27% 증가한 336만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3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 수가 29% 증가한 214만명,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실업자 수도 9% 증가한 95만명이었다. 장기실업률(장기실업자가 경제활동인구 전체에 차지하는 비율)도 1.4%로 2년 연속 상승했다.
3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가 2008년 가을에 불어 닥친 세계 금융·경제 위기로 증가했다. 최근 들어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기업의 인력 수요가 감소한 데 따라 구직 기간도 장기화되고 있는 추세다. 일본의 공공직업소개소 헬로우 워크(Hello Work) 도쿄 신주쿠 담당자는 “개중엔 눈높이를 낮춰 여러 회사와 면접을 보고도 취업이 결정되지 않는 실직자도 있다”고 말했다.
개정된 고용보험법도 실업자 증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2009년 정부는 고용 재계약이 안 된 실직자를 대상으로 실업급여 수급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했다. 도쿄 노동국은 “수급기간 연장으로, 실업급여 수급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2008년 장기실업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6%를 크게 상회하는 33%를 기록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레이먼 트레스 국제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은 “일본의 실업난이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업자가 일할 의욕을 상실하면,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청년실업률이다. 2009년 3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각각 25~34세가 전년대비 36%, 15~24세가 전년대비 35%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청년층은 일자리 눈높이가 높아 취직이 어렵고, 직장생활 경험도 없어 실업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의 경력자 선호와 구직자의 기대 수준 간 미스매치에 의한 ‘눈높이 실업률’은 15~24세가 45%, 25~34세가 36%에 달했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야마다 히사시(山田 久) 수석연구원은 “교육과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북유럽과 같은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펴지 않으면 장기실업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실업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 용어설명
완전실업자: 수입을 수반하는 일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 중에서 노동의 능력과 의사를 갖고 있으며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