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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신진디자이너 채지연 “재미있는 디자인, 가격대비 양질의 백으로 승부”

▲바이커스타렛 대표 채지연(Jacey Chae)
▲바이커스타렛 대표 채지연(Jacey Chae)
여기저기 새싹이 움트고 개나리, 벚꽃, 철쭉, 목련 등이 앞다퉈 피어나 봄을 알리고 있다. 경쾌한 봄 거리를 거닐며 올봄에는 누구보다 상큼하고 발랄한 패셔니스타를 꿈꾸고 있는가? 의상과 신발은 마련했는데 어울리는 가방이 없어 고민인가? 그렇다면, 흔하디 흔한 짝퉁 명품 가방은 이제 그만. 개성 있고, 실용적이며 독특한 디자인과 양질의 소재로 만든 신진디자이너의 백을 한 번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남들보다 돋보이는 외모와 톡톡 튀는 패션이 무엇보다 강한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요즘이다. 그러한 여심을 사로잡는 시크하고,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청담동의 해외 유명 명품 숍들 사이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디자이너 백 브랜드 바이커스탈렛(Bikerstarlet)이 있다.

바이커스탈렛은 말 그대로 오토바이나 바이크를 타는 사람, 펑키하면서도 활동적인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사람을 상징하는 바이커(Biker)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레드 카펫 위의 신인 여배우 이미지를 상징하는 스탈렛(Starlet)이 결합해 만들어진 합성어다.

독특한 디자인에 브랜드명 또한 독특한 바이커스탈렛을 디자인하는 대표는 어떤 사람일까? 봄기운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어느 날 청담동 숍을 찾았다. 숍에 들어서니 바이커스탈렛 그 이름처럼 바이커스탈렛 가방을 메고 바이크를 탄 마네킹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이커스탈렛의 채지연(Jacey Chae) 대표는 "해외에서 파티에 참가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들고 갈 클러치백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가방 디자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몇백만원씩 하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들고가는 것도 한두 번. 그래서 파티에 부담없이 들고 갈 수 있는 쉬운 디자인에 쉬운 가격대 클러치백으로 시작한 것이 현재 바이커스탈렛과 제이시채(JACEY CHAE)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다는 것.

채지연 대표는 "고가의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와는 차별화를 둔 합리적인 가격에 남다른 디자인과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하게 할 수 있는 가방을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판매자가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백을 만들고 있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가방 소재도 소가죽이나 양가죽 등 좋은 원단을 사용하며, 안감도 스웨이드나 면 등이 주를 이룬다. 체인 같은 경우 가방의 가벼움을 위해 알루미늄을 주로 사용하며, 가방도 한국에 있는 전문 공장을 통해 생산된다는 것.

디자인 철학을 묻는 질문에 채 대표는 "일단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이 우선이다. 그러나 디자인하면서 재미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여기 있는 모든 백들에 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라며 웃어 보였다. 재미있게 디자인한 독특한 백들, 그러니 한국을 넘어, 일본,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아닐까?

특히나 '제이시채' 브랜드 같은 경우, 더욱 많은 채지연 대표의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카메라, 트렌치코트, 청바지, 카디건, 남자양복 등 일상의 다양한 소재들이 그가 디자인하는 아이디어 소스다. 

바이커스탈렛은 이미 강성연, 박솔미, 손태영, 박수진 등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패션을 앞서 가는 패셔니스타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브랜드다. 바이커스탈렛을 모르는 사람도 아마 '채림백'이라고 들어봤을 터. 얼마 전 드라마 '오! 마이레이디'에서 채림이 들고 나와 일명 '채림백'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방이다.

채지연 대표는 "'채림백'이 애니시티체인백(Annie City Chain Bag)이라고 신제품은 아니다. 그러나 방송을 타고나서 매출이 3~40%는 뛰었다. 아마 미니백에 긴 스트랩 등이 올해의 트렌드와 맞아떨어져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난 2005년 론칭해 이제는 청담동에 자리 잡은 바이커스탈렛, 한국 고객뿐만 아니라 일본 내 방송프로그램에서도 촬영 나올 만큼 일본 관객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관계자 측 설명이다. 반면 2009년 프랑스에서 먼저 론칭한 제이시채는 해외 컬렉션페어에 참가하며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바이어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고.

올해도 지난 2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풀(Pool) 페어에 참가한 데 이어 중국 상하이 컬렉션쇼에, 올가을에는 프랑스와 라스베이거스 컬렉션 쇼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 대표는 상하이 컬렉션에는 바이커스탈렛도 같이 출품할 것이라며 중국에 카피가 많아 좀 망설이기도 했지만, 워낙 큰 시장이라 한 번 시도해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채지연 대표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페어에 참가하는 디자이너들 역시 부쩍 줄어들 정도로 위축되어있지만 국제무대에서 신임을 쌓기 위해 컬렉션을 멈출 수 없다"며 "세계적으로 바이커스탈렛과 제이시채가 스타일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브랜드가 되어 글로벌 마켓의 주인공이 될 날을 꿈꾸며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채지연 대표는 "남성백을 꼭 만들고 싶다. 주위에서 남성백을 언제 하느냐고 자꾸 주문해오는데 벌써 그렇게 2년이 흘렀다. 올해는 어떻게 해서든 남성백을 꼭 출시하고 싶다"며 "어느 날 갑자기 커져 내가 컨트롤 못할 정도로 큰 규모의 회사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작은 규모로 가는 것도 원치 않는다. 외국을 보면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몇십년씩 꾸준히 가는 숍들이 많다. 굳이 롤모델을 꼽으라고 한다면 그렇게 자기만의 마니아층 고객을 확보하고 몇십년을 달리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