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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선 대장 하산 중단, 조난자 구조 나서

세계 여성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이 안나푸르나 산악 구조까지 나선다.

오은선 대장은 28일 새벽(한국시간) 스페인 산악 원정대가 안나푸르나(8천91m)에서 산악 구조 요청이 오자 하산을 멈추고 구조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장을 비롯한 산악 대원들은 지난 27일 안나푸르나 정상을 밟은 뒤 28일 새벽 12시45분께 캠프4(7천200m)에 무사히 도착했다.

하지만 세계에서 6번째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후아니토 오이아르자발 대장이 이끄는 스페인 안나푸르나원정대 대원인 톨로가 7천700m 부근에서 탈진해 쓰러지고 말았다. 오이아르자발 대장은 대원을 구하기 위해 오 대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톨로의 탈진에 이어 스페인 원정대의 후아니토와 다른 대원 1명이 동상에 걸리고 탈진한 상태에서 이날 겨우 캠프4로 내려왔다.

베이스캠프로부터 사고 소식을 접한 오 대장은 애초 이날 오전 베이스캠프(4천200m)의 하산 일정을 멈추고 구조에 힘을 보태고자 캠프4에 머물고 있다.

안나푸르나 완등에 성공한 오 대장 일행은 전날 등정에서 20시간 가까운 강행군을 펼쳐 체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이고 먹을 음식마저도 남지 않아 직접 구조에 나서진 못하고 있다.

톨로가 쓰려진 지점은 캠프4에서 7시간 이상 더 올라가야 하는 먼 거리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다시 등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 대장은 “직접 가서 구할 수 없지만 물과 음식, 산소 등을 지원하도록 대기해야 한다”며 하산 일정을 뒤로 미뤘다.

캠프2(5천600m)에 있던 오 대장 원정대 셰르파 3명은 자일과 배낭, 산소통 등을 짊어지고 스페인 대원을 구조하기 위해 캠프4로 떠났다.

안나푸르나 국제원정대 소속 의사가 탄 구조헬기도 떴으나 8천m에 가까운 높은 곳이라 접근이 쉽지 않아 사람이 직접 등산해 구조해야 상황이다.

한편, 오 대장은 베이스캠프에서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네팔 수도 카트만두로 헬기 등을 이용해 이동할 예정이다.

블랙야크측은 “오은선 대장이 14좌 완등 보고회 등 현지 일정을 끝내고 다음 달 중순쯤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