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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원(66) 코리안리 사장이 5연임에 성공했다. 5연임은 국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처음이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29일 오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박종원 사장의 재선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박 사장의 연임은 오는 6월1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행시 14회로 재무관료 출신인 박 사장은 지난 1998년 7월 취임한 후 4회 연속 연임에 성공하며 12년 간 코리안리를 이끌어왔다.
첫 부임 당시만 해도 코리안리는 당기순손실이 2800억원으로 예상돼 파산 직전인 회사였다. 1963년 설립 후 35년 동안 827억 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던 회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었다.
하지만 그는 나태한 기업 문화를 바꾸면서 놀라운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직원 30%를 감축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당시 웬만한 금융회사가 받았던 공적자금도 한푼 받지않고 외환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가 재임한 12년 동안 코리안리는 98년 이후 연평균 13%씩 성장하며 아시아 1위, 세계 13위의 재보험사로 거듭났다. 1963~98년까지 연평균 23억원이었던 순이익이 지난해에는 무려 78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좋은 경영실적은 주주와 직원들의 강한 신뢰로 이어져, 노조로부터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그는 이제 주주는 물론, 노조로부터 없어서는 안될 CEO가 됐다.
박 사장은 도전적인 기업문화를 코리안리의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해병대 출신인 박 사장은 특히 '야성(野性)'을 강조한다. 직원 개개인이 치열한 정글에서도 생존하려면 강한 도전정신을 가져야 하는 야성이 필수 요소라는 것이다.
박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전 직원과 함께 2004년부터 작년 9월까지 백두대간을 종주한 행사는 코리안리의 기업문화를 한눈에 보여준다.
이런 유명세에 지난 3월 친정(기획재정부)에서 공무원들을 상대로 '기업문화 혁신'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박 사장은 "직원들이 어떤 한계라도 극복하겠다는 백두대간 정신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해외 영업 비중을 전체의 절반 정도로 높여 세계 5위권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