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방불케 하는 공포가 국내증시에 엄습했다. 이번에는 리먼 브러더스가 아닌 '남유럽 브러더스(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의 재정위기가 코스피지수 폭락을 불렀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1684.71)보다 37.21포인트(2.21%) 낮은 1647.50포인트로 마감됐다.
전날 1680대를 기록했던 지수는 단숨에 1640대까지 떨어졌다. 지수가 164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16일(1648.01) 이후 약 2달 만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632.45포인트로 52.26포인트 급락 출발했다. 미국 뉴욕증시가 3% 이상 하락해 이날 코스피지수 추락을 예고했다.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우려감과 장 후반 주문 오류가 미국 증시에 충격을 가했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고 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1조2374억 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1조2374억 원은 집계를 시작한 1998년 이래 국내증시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다.
그러나 개인과 기관(투신권, 연기금)이 주식을 사들여 지수 추가 하락을 막았다. 개인은 4700억 원, 기관은 5114억 원 순매수했다.
장중 1625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서서히 낙폭을 줄여 장 마감 시 1647포인트에 도달했다.
심재엽 메리츠종합금융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는 급락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낙폭을 축소했다"며 "오는 12일 삼성생명 상장과 이에 따른 삼성그룹의 자산가치 상승 가능성이 향후 코스피지수 상승추세 복귀 가능성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보험(3.75%), 금융(3.62%), 건설(3.62%), 전기가스(3.11%), 비금속광물(3.05%)이 3% 이상 떨어졌다.
국내외 증시 폭락에 금융주들이 동반 부진했다. 은행주 중 우리금융(5.81%), 하나금융지주(5.50%), KB금융(5.08%)이 5% 이상 급락했다. 증권주 중 유진투자증권(4.55%), 우리투자증권(4.25%), 신영증권(4.09%), 한국금융지주(4.08%), 골든브릿지증권(4.05%), 동양종금증권(4.02%)이 4% 이상 떨어졌다.
반면 남광토건은 급락장 속에서도 주주간 분쟁 해소 소식 덕에 10.35% 급등했다. 남광토건 최대주주 대한전선은 최근 2대 주주인 차종철 회장 측 지분 17.6%를 매입키로 결정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주가도 일제히 급락했다. 삼성전자(2.46%), 포스코(2.68%), 현대차(4.03%), 신한지주(2.42%), 한국전력(3.61%), KB금융(5.08%), 현대중공업(1.21%), LG화학(0.18%), 현대모비스(1.39%), LG전자(0.87%)가 나란히 떨어졌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전날(509.23)보다 9.52포인트(1.87%) 낮은 499.71포인트로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