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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관람객을 ‘왕따’ 시키는 이상한 박람회

최근 열린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제전이 열린 코엑스에는 전문가와 사진 동호인들을 비롯 많은 인파가 몰렸다. 다들 최신 제품들과 기술들을 몸소 체험하고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행사에 찾았음이 분명하다.

박람회의 본래 취지도 찾아 온 관객들에게 자사 제품을 잘 설명하고 직접 체험하게 하여 입소문 마케팅을 노리는 것일 터이다. 하지만 기자가 돌아본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계속된 제재 방송에도 불구하고 각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소리 높이면서 홍보에 열을 올렸다. 안내방송을 하는 나레이터가 참 민망하겠다 싶었다. 설치된 부스마다는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차림으로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모델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모델들은 시시각각 옷을 갈아입고 나오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으며 그 앞을 가득 매운 사진기자들은 셔터를 쉴새 없이 눌러댔다.

한켠에서 관람객을 모아 신제품의 특징과 사용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강사의 모습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주인공이 되어야 할 관람객들은 소위 ‘왕따’가 되버린 느낌을 받기 쉽상이 였을 것이다. 물론 기업입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관람객 몇 명에게 제품을 소개하는 것보다 다수의 언론에 노출이 되기 쉬운 이벤트를 여는 것이 박람회 참가 비용을 뽑는데 효과적이라는데 반론을 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기본을 잃어버리면 역효과가 더욱 심한 법이다. 결국 제품을 구매하고 회사의 매출을 올려주는 것은 소비자이지 눈에 보이는 기사거리만 찾아 다니는 언론들이 아니다.

소비자들을 위한 박람회라면 어떻게 하면 관람객에게 효과적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혜택을 줄 것인가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 결국에는 기업에게도 이득이라는 사실을 행사 기획자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