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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충청투표로 12일간의 경선 3파전 레이스 시작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가 16일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둘러싼 12일간의 3파전 경쟁이 어떻게 펼쳐질지 이목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부터 경선 첫 일정으로 나흘간 당원 대상 충청권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이를 시작으로 4개 권역별 순회 경선이 이어지게 되며 영남과 호남을 거쳐 마지막 수도권 경선일인 오는 27일 최종 승자가 확정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기호순)는 이날 후보 등록 후 처음 한자리에 모여 단합된 모습으로 공정한 경쟁에 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 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단 서약식에서 "이번 대선은 후보가 누가 되든 반드시 이겨야 한다. 역사적 책임"이라며 "경선이 배제의 과정이 아니라 함께하는 역량을 더 키우는 과정이 되도록 저 자신부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역사적으로 민주당은 하나가 됐을 때 승리했고 분열했을 때 패배했다"며 "경선 후에는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자기 선거처럼 대선을 치르는 민주 정당의 문화와 관행을 정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또 통 크게 단합해서 정권 교체, 그 이상의 교체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후보자 비방, 흑색선전, 인신공격, 허위 사실 공표 등을 하지 않을 것과 깨끗하고 치열한 경쟁, 경선 결과 승복 등을 약속하는 서약서에 차례로 서명했다.

당 지도부 역시 '네거티브' 없는 '품위 있는 경쟁'을 당부했다.

민주당
[연합뉴스 제공]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 계신 세 분의 후보들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위해 치열하면서도 품위 있는 승부를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박범계 중앙당 선관위원장은 "상대 후보의 흠결을 들춰내기보다는 본인의 역량과 정책의 강점을 잘 알리는 데 힘써줄 것으로 믿는다"며 "모두가 함께 승리하는 단합된 경선, 이기는 경선에 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같이 민주당이 레이스 시작부터 단합을 강조하는 데에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후보 간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며 내부 분열로 이어졌고, 결국 대선 석패로 이어졌다는 문제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펼쳐진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는 '명낙대전'으로 불릴 만큼의 치열한 경선을 펼쳤다.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선두 주자였던 이재명 후보 측을 향해 대장동 개발 의혹 등을 거세게 제기했고, 이 후보 측이 적극 반박하며 경선판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과적으로 경선은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생긴 양측의 깊은 갈등의 골은 대선 본선에서도 봉합되지 못했고 결국 대선 패배에 이은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으로 이어졌다.

이런 과오를 되풀이해선 안된다는 게 민주당의 인식이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가 끝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대세론'을 깨고 추격을 해야 하는 입장인 김경수 전 지사와 김동연 지사 입장에서는 경선에서 반전의 계기가 절실한 만큼, 비방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전 대표를 향한 적극 공세에 나설 수 있어서다.

민주당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대선의 경우 승리를 통한 완전한 내란 종식이라는 무거운 역사적 책무가 주어져 있다"며 "특히 지난 대선을 겪어봐서 '분열은 필패'라는 점을 후보들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