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정위기가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등 이웃나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세계 금융시장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공포감은 외환시장도 습격했다. 이달 초 111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1155원까지 치솟았다. 유로 가치는 급락했고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도는 급상승했다. 달러 강세 속에 원달러 환율도 급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추가 상승 시도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가 전 세계 신용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압력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전 연구원은 120주 이동평균선이 있는 1187원선을 1차 저항선으로 지목했고 중기적으로 60주 이평선이 있는 1206원선이 저항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도 "그리스 재정위기가 유럽 전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해 있다"며 "위기가 그리스에서 스페인이나 영국까지 확산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일으킬 돌발변수들이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엄연히 존재한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곧 1100원 부근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1997년 외화유동성 위기 당시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간 것은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외부충격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상황은 그 당시와 현저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은 선진국 및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 봐도 상당히 양호한 경기여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경기 펀더멘털 여건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과거 외환위기나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와 같이 급등세를 지속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