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천안함 희생장병 유가족, 李 대통령에게 편지 보내

천안함 침몰사고 희생장병 유가족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천안함 전사자협의회 대표인 나재봉·이정국씨는 지난 7일 정정길 대통령 실장을 만나 이 대통령에게 전달할 편지를 건낸 것으로 10일 밝혀졌다.

유가족들은 편지 내용에는 "아픔을 평생토록 품고 살아가야 하는 유가족들을 결코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전사자협의회는 편지를 통해 "고인을 떠나보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에 대통령님께 몇가지 간곡한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며 "천안함에서 희생된 46용사와 아들, 남편, 형제를 잃은 아픔을 평생토록 품고 살아가야 하는 유가족들을 결코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두 대표는 "지난달 29일 천안함에서 희생된 46명의 장병들을 영원히 떠나보내는 마지막 길에 함께하시어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훈장을 추서해주시고 유가족들을 위로해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이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가족들 중에는 정량 이상의 수면제로도 잠을 청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며 "대통령님의 변함없는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끝까지 보살펴주기를 호소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켜온 2함대사령부와 해군의 모든 장병들이 이번 일로 크게 낙심해 용맹한 필승의 기상을 잃지나 않을까 내심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며 "해군이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더욱 분발해 보다 강하고 튼튼한 대양해군으로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고 이후 장례일정이 진행될 때까지 기간에 대해 "숨쉬기도 버거울 정도로 힘들고 아픈 선택의 연속이었다"며 "그런 와중에도 저희를 이용하려는 접근과 유혹도 적지 않았으나 이 역시 희생된 장병들의 명예와 가족들의 진의가 왜곡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단호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런 결단의 순간마다 저희 가족들은 해군 가족으로서의 명예와 함께 해군과 정부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입술을 깨물며 의연하게 뜻을 모았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편지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이들 유가족 대표는 정정길 실장에게 "정부에서 최고의 예우로 조치해 주신데 감사드린다"며 "46용사의 희생이 시간이 흘러 잊혀지는 사건이 아니다. 국민이 기억하는 교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천안함 사태가 관계자에 대한 질책보다는 시스템을 개선해 안보태세를 바로잡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살아 돌아온 58명 생존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유가족에 대해 "어려운 고비 때마다 유가족 여러분께서 결단을 내려주신 데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보태세에 대해 전반적으로 점검할 것이다"이라고 약속했다. 또 "국민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다. 조사 결과는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