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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 처했던 낙동초교 전교생, 음악으로 꿈을 찾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문지기 문지기 문 열어라 열쇠 없어 못 열겠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호암 아트홀 근처의 한 레스토랑 테라스에서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 22명의 아이들로 구성된 합창단의 작은 음악회가 펼쳐졌다. 주인공은 지난해 KBS1 다큐 <천상의 수업>을 통해 선보인 낙동 초등학교 아이들. 이들이 갑작스레 도심 한 복판에서 대열을 갖춰 ‘두껍아 문지기’를 부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자신들의 첫 음악 선생님이 되어주었던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에게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기 위함이었다. 이 날 오후, 아이들은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음악 감독한 <디토 카니발> 공연을 관람하고 난 뒤였다. 반주도 없던 즉흥 무대였지만 아이들은 단 한 사람의 관객을 위해 멋진 하모니를 뿜어냈다.

지난해 9월, 학생수가 모자라 폐교의 위기에 놓인 작은 시골학교를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음악선생님으로 방문, 음표도 읽을 줄 모르던 아이들은 온몸으로 음악을 즐기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용재 오닐과 함께한 음악회를 통해 아이들의 삶에는 노래가 흐르기 시작했고, 마음에는 꿈과 희망의 씨앗이 심어졌다. 용재 오닐이 다녀간 후 학교 내 합창단이 구성되었고, 이제는 합창대회에도 나가게 되었다. 오늘이 바로 그 무대에 서기 위한 첫 검증의 자리였다. “몇 달 사이 아이들의 실력이 부쩍 향상됐어요. 정말 놀랬고, 감동 받았습니다.” 떨리고 쑥스러운 마음으로 선생님의 지휘에 맞춰 합창을 마친 아이들을 향해 용재 오닐은 뜨거운 박수와 미소로 답례를 해주었다.

용재 오닐은 음악의 미래는 아이들의 교육에 있다고 말한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디토(Divertimento의 준말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클래식 음악이란 뜻)’라는 이름의 실내악을 결성하고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그의 마음이 사랑을 표현하고 자신을 드러내기 부끄러워하던 아이들의 마음 밭에 오선지로 새겨져 하나하나 음을 그려내고 있었다.

한편, 폐교를 막기 위한 낙동 초등학교의 학무모와 지역민들의 소망이 세계적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따뜻한 가슴과 함께 만들어낸 아름다운 선율로 감동을 전했던 다큐 <천상의 수업>은 제 14회 YWCA가 뽑은 좋은 TV프로그램에서 평화 부문의 수상을 거두어 오는 15일, KBS1TV에서 재방영되며, 유명 아티스트와 아이들의 이야기는 현재 <천상의 수업>2로 다시 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