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가 미국 월가 투자은행들이 그리스의 국가 부도에 베팅을 통해 위기를 더욱 부추겼다며 소송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16일 방송 예정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월가은행들의 위기 조장 역할을 묻는 질문에 대해 "소송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미국 은행에 대한 소송 여부 결정은 그리스 의회의 위기 조사 이후에 최종 결정될 것"이라며 "과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살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최근 미국 규제당국이 월가은행들의 조사를 의식해 "`사기`라는 단어와 투명성이 부족한 것으로 들리고 있는 미국 금융부문에 관한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특정 은행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최근 미국 규제당국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를 비롯, 월가은행들이 각종 파생상품 거래에서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하고 의도적으로 자신들은 반대쪽에 베팅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범위 역시 모기지담보부증권 관련 거래에서 지방채 거래까지 확대됐다.
유럽연합(EU) 규제당국 역시 최근 그리스 위기와 관련해 월가은행들이 그리스 부도에 베팅해 거래하면서 위기를 더욱 부추겼는지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증권감독위원회(CESR)는 지난 7일 시장의 이례적인 변동성을 주목하고 있다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과 함께 투기행위를 단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