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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물리의 <레이디 멕베스>, 싱가포르 아트페스티벌 초청

극단 물리의 <레이디 멕베스>가 오는 29일과 30일 양일간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The Singapore Arts Festival)’에서 초청공연을 갖는다.

◆ 싱가포르, 한국 연극과 연출가 한태숙에 주목하다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에 한국 연극작품이 공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더불어, ‘컨버스아시안스(ConversAsians)’에 <레이디 멕베스>의 연출가 한태숙이 선정되어 그녀의 예술과 삶, 그리고 작품들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컨버스아시안스’는 혁신적이고 독특한 예술 활동을 펼치는 아시아의 동시대 예술가들을 선정해 집중 조명하는 행사로, 한태숙은 한국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이 프로그램에 초청됐었다.

한태숙은 여성 연출가가 드문 한국 연극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94년 백상예술대상 연출상 수상, 95년 도쿄 베세토 연극제 참가, 99년 한국연극협회 주최 ‘우수공연 베스트 5’ 연출상, 연기상, 동아연극상 등을 수상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시아에서 성공적인 아트마켓 개최로 이름이 높은 싱가포르가 한국 연극과 연출가 한태숙의 예술성을 인정하고, 주목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한국 연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

◆ <레이디 멕베스>의 힘 : 2000석의 객석을 포기하고 새로운 무대를 세우다

극단 물리의 <레이디 멕베스>는 셰익스피어의 ‘멕베스’를 멕베스 아내를 중심으로 재창작한 연극으로, 독특한 시각과 강렬한 연기, 미술과 음악의 적극적 표현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공연은 ‘싱가포르의 예술의전당’이라 일컬을 수 있는 ‘에스플로네이드 극장’에서 이루어지는데, 이 극장은 아름다운 건축물로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를 담당하고 있는 동시에 2000석의 큰 극장 규모로 유명하다.

놀라운 사실은 에스플로네이드 극장이 <레이디 멕베스>를 위해 2000석의 객석을 포기하고 무대 위에 300석의 새로운 무대를 세운다는 것이다. (지난 1998년 예술의 전당 공연을 본 뒤 초청공연을 결정한 싱가폴 아트페스티벌 측의 요구대로) 2000석의 객석 대신, 300명의 관람석을 무대에 만들어 객석과 무대를 바꾸는 것은 완벽한 공연을 위해 경제성까지 포기하는 대담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싱가포르 아트페스티벌이 극단 물리의 <레이디 멕베스>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으며, 작품성에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예이다.

이렇듯 특수한 상황으로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는 <레이디 멕베스>. 이번 공연으로 세계 연극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공연이 되길 바란다.
<레이디 맥베스>는 싱가포르 아트페스티발 공연이 끝난 뒤 6월 10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아르코 소극장에서 공연된다.